
엘오티베큠 관계자는 "한달에 1500대, 일년에 약 2만대의 진공펌프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며 "지난해부터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아직도 공급이 모자라다"고 말했다.
올해 괄목할만한 실적 성장 역시 태양광의 역할이 컸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5.8% 증가한 2322억원, 영업이익은 162.5% 늘어난 293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매출의 절반 이상인 1220억원이 태양광 부문인데 이미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태양광 매출액(120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력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김진섭 엘오티베큠 전략마케팅 실장은 "삼성 등 국내 대기업에 반도체 설비용 진공펌프를 납품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태양광용 진공펌프에도 같은 기술력을 적용시켜 성능면에서는 중국 현지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다"며 "가격 경쟁력은 중국 업체들보다 떨어지지만 원가 절감을 통해 어느정도 극복했다"고 말했다.
태양광뿐 아니라 반도체와 2차전지 부문에서도 고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진공환경이 요구되는 공정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기존에는 반도체 전공정에서도 CVD(화학기상증착) 등 일부에만 진공환경이 요구됐으나 이제는 에칭(식각)이나 이온주입뿐 아니라 후공정에서도 상당 부분에 진공환경이 적용되고 있다.
2차전지 역시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의 본격적인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진공펌프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친환경적인 공정이 요구되면서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습식 진공펌프보다 오염도가 덜한 건식 진공펌프를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엘오티베큠의 주력 제품이 건식 진공펌프다.
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회사의 증설 필요성도 높아진다. 엘오티베큠은 지금 당장 설비확충을 통한 생산량 증대가 어려운 만큼 공장 내 여유공간 등을 최대한 활용해 생산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조명천 엘오티베큠 전산기획팀 부장은 "엘오티베큠은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20%씩 성장해 왔다"며 "올해도 20% 성장 목표는 무난히 달성하고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엘오티베큠은 매출 고성장에 힘입어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189.4% 급등했다. 14일 기준 시가총액은 5823억원이다. 김호식 엘오티베큠 부회장은 "회사가 상장한 이후 저평가 상태가 지속됐지만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올해 나타난 것 같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