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유업계에선 시장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의 가격 책정 방식의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작용했다. 이 때문에 다른 업체들도 '마트에 납품하는 1ℓ 흰우유만 3000원 이하'로 가격을 책정하고 다른 제품들은 인상 폭을 차별화해서 최대한 손익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가공 업체들은 서울우유처럼 제품별로 가격 인상 폭을 차별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우유는 대형 할인점에 공급하는 흰우유 1ℓ 가격을 2980원으로 책정해 3000원을 넘기지 않았지만, 편의점에 공급하는 유제품은 이보다 인상 폭을 크게 설정했다.
편의점 흰우유 200㎖는 1200원, 1ℓ는 3200원, 1.8ℓ는 6200원으로 인상률은 4.9~11.7% 선이다. 특히 연매출 500억원대 인기 요거트 제품 '비요뜨' 가격은 1800원에서 2300원으로 단숨에 500원 올렸다. 인상률은 27.8%에 달한다.
비요뜨 제품 가격 인상률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서울우유는 인상률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체들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매일유업은 3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남양유업은 22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원유 기본가는 1ℓ당 1084원으로 전년 대비 88원(8.4%) 올랐다. 이를 고려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물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정부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지난해처럼 평균 7~9%대 인상률을 책정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다른 업체들도 흰우유 가격 인상률은 최대한 낮추되 요거트, 치즈 등 다른 제품 가격을 좀 더 높이는 방식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원윳값이 올랐기 때문에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 같다"며 "흰우유 외에 다른 유제품 가격 인상률은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윳값이 오르면 이를 원료로 하는 요거트나 아이스크림 등의 인상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제품별 매출 규모와 원가를 고려한 적정 인상률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