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의현 우시산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ERT가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제시한 건 기업에 대한 요구와 기대가 과거와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기업의 역할은 이윤과 일자리 창출, 세금을 통한 국민경제 기여 등에 머물렀다. 하지만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디지털 전환, 전염병 확산 등 과거에 없던 새로운 사회문제가 등장하며, 이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기업의 아이디어와 힘을 주목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이러한 방향 아래 ERT가 주목한 울산의 기업이 있다.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기업 '우시산'이다. 우시산은 2015년 울산에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고래'와 관련한 오랜 역사를 가진 울산에 다시 고래가 찾아오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희망을 내걸었다. 고래를 비롯한 해양생물들이 버려진 플라스틱과 비닐 등 쓰레기로 고통받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울산항만공사,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유엔환경계획 한국협회와 공동으로 우시산과 '해양 플라스틱 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우시산의 비전에 뜻을 모았다. 선박에서 버려지는 페트(PET)병과 플라스틱들을 수거,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울산 주요 항만을 오가는 선사들과도 뜻을 함께해 사업 대상을 넓히는 방안 역시 추진 중이다.
우시산은 지난해 500㎖ 생수병 14만개 상당인 폐플라스틱 40만3000톤을 수거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폐플라스틱 102톤을 거둬들여 새 자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러한 활동으로 이룬 이산화탄소 상쇄효과는 239만7000톤으로, 30년생 편백나무를 4만625그루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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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산이 만드는 장갑, 양말, 셔츠 등의 제품은 울산, 부산, 대구 지역의 우시산 매장과 국립중앙박물관, 울산박물관 등으로 판로를 넓히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1명씩 채용하는 지역 고용창출로도 이어졌다. 우시산은 고령자, 장애인, 청년 채용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3월 ERT 출범 1주년을 맞아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시산의 활동과 성과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우시산의 해양 PET병 업사이클링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신기업가정신은 ESG는 물론이고 사회가치를 창출하면서 기업가치도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확대됐다"며 "봉사활동 기부활동 뿐 아니라 사회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새로운 도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