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주환원율, 미국·일본·대만 중 최하위…"주주행동 펀드 필요"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9.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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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가순자산비율도 0.9배에 그쳐

KCGI자산운용(구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지배구조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KCGI자산운용KCGI자산운용(구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지배구조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KCGI자산운용


한국 상장 기업의 주주환원율이 미국, 대만, 일본 등 4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주주환원율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는 만큼 주식 가치 재평가(Re-rating)를 위해서는 주주환원율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KCGI자산운용(구 메리츠자산운용)은 전날 서울 여의도 IFC에서 개최한 지배구조 세미나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고 밝혔다.



세미나 주제발표를 맡은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의 주주환원율은 미국 S&P 시장의 3분의 1, 일본 닛케이225 시장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자산운용사 등의 적극적인 주주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시장의 주주환원율은 108.5%로 가장 높았고, 미국 시장과 대만 시장의 주주환원율은 각각 84.3%와 49.6%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 시장의 주주환원율은 26.7%에 그쳤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의 경우 미국, 대만, 일본은 각각 3.81배, 1.85배, 1.55배였으나 한국은 0.9배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의 상장 기업 주가가 자산가치 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패널로 참가한 이남우 연세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을 경영하는데 대주주의 지분이 높을 때 지배구조가 안정적이라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회사의 모든 주주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 할 때 지배구조가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기업 거버넌스는 대주주의 사익 편취를 방지하고 회사의 장기 성장을 도모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효과적인 기업 거버넌스는 기업, 시장 및 경제에 신뢰를 제공해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고, 주주가치 및 주가 상승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적 접근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최근 일본의 경우 거래소가 나서서 PBR 1배 이하 상장기업들에게 저평가의 원인 및 개선방안을 요구하는 등 정책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정부 정책이나 거래소 지침 등이 일본의 선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해 21대 국회에서 발의한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법안 등을 소개했다.

명 팀장은 "국내 정기주총에서 통과된 주주제안 안건이 올들어 전년 대비 78% 증가하는 등 활성화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펀드들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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