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MM 인수 후보 기업들이 2개월간의 실사 절차에 돌입했지만 업계에서는 유찰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해운업계 불황 장기화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저력을 가진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들 기업은 HMM의 '높은 몸값'을 감당할 인수 자금 마련에도 벅찬 상황이다.
실사 작업에 들어갔지만 본입찰이 유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 되는 건 3사 모두 자력으로 인수가 불가하다는 점 때문이다. HMM 매각 대금으로 5조~6조원 수준이 거론되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은 하림 1조5000억원, LX 2조5000억원, 동원 6000억원 등에 그친다. 부족한 현금 보유분을 FI(재무적 투자자) 등으로 메우고 인수 후에는 HMM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12조3000억(올해 6월 말 기준)을 인수대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4분기에도 운임 하락이 예상되는 등 향후 업황도 밝지 못하다. 호황 때 발주한 초대형선이 잇따라 인도되면서 해상운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중국 중추절(추석)이 껴있는 컨테이너 성수기임에도 운임이 오히려 낮아진 배경에는 이같은 수급 불균형으로 꼽힌다.
노선을 공유하는 해운동맹이 해체될 경우 글로벌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1·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의 해운동맹 '2M'은 2025년 1월 공식 해체를 예고했는데 현실화될 경우 해운업계의 판도가 크게 변할 거라는 분석이다. HMM은 현재 디 얼라이언스(HMM·일본 ONE·독일 하파그로이드·대만 양밍) 소속이다. 개별 해운사들의 전략적 이합집산이 일어나면 각 해운사의 비용이 늘고 수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황은 짧고 불황이 긴 해운업의 특성과 해운동맹 해체 등 돌발 변수를 고려하면 추후 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며 "풍부한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불황을 견디고 환경 규제도 맞춰야 하는데 그럴 여력을 가진 후보가 마땅치 않아 산은 입장에서 다른 인수 후보자를 찾을 가능성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