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4승 도전' D-DAY, '욱' 발끈한 동료 때문에 더욱 막중한 책임감↑... ML 최고 투수 넘고 승리할까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2023.09.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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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오늘(13일) 드디어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시즌 4승 도전. 그런데 책임감이 막중하다. 하필 팀 동료가 전날(12일) 경기에서 '욱'하고 발끈하는 바람에 팀도 흔들리며 패했기 때문이다. 과연 류현진이 '현역 최고 투수'를 넘고 승리를 챙길 수 있을까.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오전 8시 7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펼쳐질 예정인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4연전 중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은 3승 2패 평균자책점은 2.65. 총 34이닝을 던지면서 28피안타 8볼넷 28탈삼진 15실점(10자책)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류현진이 자신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태에서 마운드를 밟게 됐다. 토론토는 올 시즌 144경기를 치른 현재(이하 12일 저녁 기준), 80승 64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사실상 지구 3위가 확정적이다. 1위 볼티모어 오리올스(91승 51패,승률 0.636)와 승차는 11.5경기, 2위 탬파베이 레이스(89승 56패, 승률 0.614)와 승차는 8.5경기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와일드카드를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야만 한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1위는 같은 지구의 탬파베이 레이스. 그 뒤를 토론토가 잇고 있는데, 만만치 않은 추격을 받고 있어 고민이 크다. 이번에 맞붙고 있는 텍사스(79승 64패,승률 0.552)가 3위로 그 뒤를 바싹 쫓고 있는 것이다. 토론토와 승차가 0.5경기밖에 나지 않는다. 여기에 와일드카드 4위 시애틀 매리너스(79승 65패,승률 0.549)와 승차도 단 1경기에 불과하다. 현재로서는 탬파베이가 유력한 상황에서, 나머지 토론토와 텍사스, 시애틀까지 세 팀 중 두 팀이 와일드카드를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 /AFPBBNews=뉴스1류현진. /AFPBBNews=뉴스1
◆ '욱'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팀 동료' 크리스 배싯, 전날 대패의 시발점... 류현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그런데 이 중요한 텍사스와 4연전 중 첫 경기를 내주고 만 것이다. 토론토는 전날 텍사스에 4-10으로 완패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류현진의 팀 동료 크리스 배싯(34)이 순간적으로 '욱'하면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상황은 팀이 0-0으로 맞선 2회초 벌어졌다. 배싯은 선두타자 미치 가버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배싯은 피치 컴 오류로 인해 자기 손에 있던 송신기를 던져버리기도 했다. 예민한 감정을 그대로 노출한 것. 로비 그로스만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후속 레오디 타베라스를 1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이 사이 2루 주자 가버가 3루까지 갔다. 요나 하임은 삼진 아웃. 계속해서 좌타자 조쉬 스미스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타베라스가 2루를 훔치며 2, 3루가 됐다.

이후 3루 주자 가버가 리드폭을 엄청나게 가져가기 시작했다. 토론토 3루수 캐번 비지오가 3루를 완전히 비워 놓으며 유격수 자리에 가 있는 틈을 타 리드를 많이 한 것. 그런데 이를 본 투수 배싯이 갑자기 마운드에서 투구할 준비를 하다가 3루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물론 가버가 배싯보다 3루 베이스에 더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재빨리 슬라이딩하며 귀루했다. 배싯도 3루 베이스 근처까지 온 뒤 태그는 하지 않은 채 멈추어 섰다. 결국 3번째 견제 실패와 함께 아웃카운트가 올라가지 않으면서 보크가 선언됐다. 3루 주자 가버는 공짜로 홈을 밟았다. 결과적으로 배싯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게 선제 실점으로 이어진 것. 결국 배싯은 이날 5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고, 팀도 대패하고 말았다.

토론토 크리스 배싯이 12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2회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토론토 크리스 배싯이 12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2회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 '현역 최고 투수' 맥스 슈어저와 첫 맞대결을 펼치다
류현진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던 경기 결과였다. 만약 13일 류현진이 흔들리면서 경기까지 패한다면 토론토는 텍사스에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이 경우 연패와 함께 토론토가 좋지 않은 흐름에 완전히 빠질 수도 있다. 류현진의 선발 맞상대는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맥스 슈어저(39·텍사스 레인저스)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슈어저와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슈어저는 '현역 최고의 투수'로 불리고 있다. 슈어저는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개인 통산 456경기에 등판해 213승 108패 3365탈삼진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다. 특히 2013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016시즌과 2017시즌에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각각 수상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올 시즌에도 슈어저는 12승 6패 평균자책점 3.91을 찍고 있다. 지난 7월 말에는 뉴욕 메츠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했다. 뉴욕 메츠에서는 9승 4패 평균자책점 4.01에 그쳤으나, 팀을 텍사스로 옮긴 뒤에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나은 내용을 보여줬다. 피안타율 역시 0.240에서 0.175로 끌어 내렸다. 다만 직전 등판이었던 7일 휴스턴전에서는 3이닝 6피안타(3피홈런) 2볼넷 4탈삼진 7실점(7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텍사스 레인저스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텍사스 레인저스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
뉴욕 메츠 시절의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뉴욕 메츠 시절의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
◆ '7경기 중 6경기에서 5이닝 소화' 류현진, 이번에는 텍사스 강타선 상대로 '6이닝' 벽 깨트릴까
류현진이 5이닝의 벽을 넘어 6이닝 투구에 성공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류현진은 약 1년 2개월 동안 재활에 전념한 뒤 지난달 2일 볼티모어전을 통해 복귀했다. 당시에는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두 번째 등판이었던 8월 8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4이닝 동안 노히트와 함께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후 류현진은 6경기에서 모두 2자책점 이하로 투구하며 예전의 위용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다만 류현진이 등판한 7경기 중 6경기에서 5이닝(나머지 1경기는 4이닝)만 채웠을 뿐, 6이닝 투구는 아직 해내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이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류현진은 이제 막 재활 기간을 거쳐 실전에 복귀한 투수다. 따라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령탑인 슈나이더 감독도 류현진의 투구 수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류현진은 '80구'(8월 2일 볼티모어전)-52구(8월 8일 클리블랜드전)-86구(8월 14일 시카고 컵스전)-83구(8월 21일 신시내티전)-70구(8월 27일 클리블랜드전)-76구(9월 2일 콜로라도전)-77구(9월 7일 오클랜드전)를 차례로 던졌다. 5이닝을 기준으로 최소 70구, 최대 86구 사이에서 잘 끊어주고 있다. 다만 만약 류현진이 경기 초반부터 적은 투구 수로 상대 타자들을 잠재울 경우에는 이닝을 더 길게 끌고 갈 수 있을 전망. 최근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잔여 시즌 동안 류현진이 계속해서 5이닝만 소화할 경우, 5선발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다. 다년 계약의 보장 가능성도 작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보란 듯이 뒤집을 수도 있다. 또 MLB.com은 "류현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다른 투수들과 다르다. 눈부신(sparkling)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 중"이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류현진이 텍사스의 강타선을 잘 이겨낼지도 관심이 쏠린다.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1위이자 메이저리그 전체 2위의 팀 타율(0.267)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팀 홈런은 202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7위에 랭크돼 있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79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3위다. 타자 중에서는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코리 시거가 타율 0.337, 30홈런, 88타점 OPS 1.049의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마커스 세미엔도 타율 0.281, 24홈런 87타점 OPS 0.826의 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사실상 텍사스는 주전급 야수 9명이 모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가히 피해 갈 곳이 없는 듯한 모습이다. 그래도 류현진은 늘 이런 강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관록과 함께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 왔다. 올 시즌 비록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88.4마일(약 142.3km)로 리그 하위 2%에 속해 있지만, 특유의 완급 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팔색조 피칭을 펼치고 있다. 상대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는 초 슬로우 커브와 각도 크게 떨어지며 헛스윙을 유도하는 체인지업이 류현진의 최고 무기다. 과연 류현진이 모든 우려를 씻어내고 당당하게 4승을 꿰찰 수 있을 것인가.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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