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AI 500억弗 가치"…떠났던 '테슬람'도 컴백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3.09.1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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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AI 500억弗 가치"…떠났던 '테슬람'도 컴백


애널리스트의 변심이 테슬라 주가를 하루 만에 10% 폭등시켰다. 테슬라는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0.1% 급등한 273.58달러로 마감했다. 모간스탠리의 애덤 조나스는 이날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400달러로 높인 뒤 테슬라를 자신의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낙관론의 이유는 전적으로 테슬라의 AI(인공지능) 역량 때문이다. 그는 "자율주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는 첨단 슈퍼컴퓨팅 아키텍처를 개발했다"며 "이를 통해 테슬라는 10조달러에 이르는 (AI) 시장에서 비대칭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나스가 언급한 최첨단 슈퍼컴퓨팅 아키텍처는 '도조'(Dojo)를 말한다. 도조는 전세계 테슬라 전기차들이 찍은 비디오 영상들을 통해 AI에 운전 역량을 학습시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는 AI 슈퍼컴퓨터이다. 테슬라는 이 도조에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한 맞춤형 칩도 사용하고 있다.

조나스는 테슬라의 도조가 이론적으로 테슬라의 장기 가치를 5000억달러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도조는 시각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로보틱스와 헬스케어, 보안 등과 같은 시각 기반 AI 모델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텍스트 기반의 AI인 챗GPT와 구분한 것이다.



조나스는 2030년이 되면 테슬라가 도조를 통해 가능한 여러 서비스와 자율주행 시스템, 차량 유지 및 보수, 콘텐츠 등 구독 서비스를 제공해 운전자로부터 월 2160달러(286만원)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는 지난 1일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의 일시불 가격을 1만5000달러에서 1만2000달러로 낮췄는데 이는 FSD 소프트웨어 사용자를 늘려 도조에 더 많은 운전 영상 데이터를 공급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도조는 전세계 테슬라 전기차가 보내오는 운전 영상을 보고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운전해야 하는지 학습하고 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최신 상황은 12일 출간된 월터 아이작슨의 머스크 전기에서 엿볼 수 있다. 아이작슨은 지난달 25일 머스크가 테슬라에 탑승해 테스트 중인 FSD 버전 12를 이용해 팔로알토 시내를 주행하는 영상을 공개한 데 주목했다. 당시 머스크는 45분 자동차 운행 중에 좌회전 신호에서 차가 직진으로 출발할 때 한번만 운전대를 잡았을 뿐 나머지는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했다.


아이작슨에 따르면 FSD 버전 12는 기존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다르다. 기존 소프트웨어는 자동차가 각 상황에 맞게 대처하도록 사람이 수많은 코드를 짜야 하는 방식이지만, FSD 버전 12는 AI가 수십억개의 운전 영상 자료를 직접 처리해 스스로 각 상황에 맞게 운전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아이작슨에 따르면 머스크가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처리해 학습하도록 바꾼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신경망은 올초까지 테슬라 고객에게서 수집한 1000만개의 영상들을 분석했다. 테슬라 직원들은 가장 운전을 잘한 경우의 데이터만을 추려 AI를 훈련시켰다. 신경망 기반의 자율주행차는 신호등이 넘어졌거나 도로에 파편이 널려 있을 때 장애물을 피하고 차선도 넘는 등 필요에 따라 일부 규칙을 어기며 운행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사방에서 폭탄이 터지는 가운데서도 자동차가 부딪히지 않고 달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작슨은 이 덕분에 테슬라가 다른 자동차회사나 AI회사보다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전세계 200만대의 테슬라 자동차에서 매일 비디오 영상을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작슨에 따르면 테슬라는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FSD 버전 12를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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