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글로벌 진출 사례로 제시된 2곳은 모두 은행청년창업재단(디캠프)의 글로벌 사업 지원을 받았다. 디캠프는 2012년 19개 금융기관이 출연해 설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 기관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창업가들의 베이스캠프'로 불린다.
분기별 지원 규모를 보면 지난해 1분기 21곳에서 2분기 74곳, 3분기 85곳, 4분기 76곳 등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131곳, 2분기 280곳으로 급증했다.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역량을 보다 확충했으며, 디캠프가 운영하는 글로벌 프로그램과 협력 파트너사 수도 모두 전년 대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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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점 제공부터 컨시어지, 일대일 전문가 매칭까지
지난 7월 20일 제주에서 처음 개최된 디데이 지역리그에서 본선 진출팀으로 선정된 5개 기업과 디캠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디캠프
디캠프는 해외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의 요청 사항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돕는다. 항공비, 전시회 참가비, 컨설팅 등을 다양하게 지원하는 '컨시어지' 프로그램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양계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그린굿스는 컨시어지 프로그램을 통해 라오스에서 현지 조달 사업을 수주했고, 고피자는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 1호점을 열었다. 물류 스타트업 인베트와 해외 송금 스타트업 모인은 일본에 법인을 세웠다.
해외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 간 네트워킹을 도모하고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기 위한 커뮤니티 프로그램 '모크토크(목요일+토크)'도 준비 중이다. 매월 두 번째 목요일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디캠프는 단기 출장 시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와 미팅 공간부터 현지 정착 시 필요한 고정적인 근무 공간을 싱가포르·일본·인도네시아에 마련해놓았다. 글로벌 협력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시장 전문가를 스타트업과 연결해 주는 맞춤형 멘토링 사업도 진행 중이다.
디캠프 관계자는 "특정 시장과 산업에 강점을 보유한 '글로벌 어드바이저(GA)'를 스타트업과 매칭해 맞춤형 멘토링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전략 수립부터 실제 고객을 만나는 전 과정에 필요한 검증된 최신 시장 정보와 핵심 네트워크 연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지역 기반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도 적극 지원
김지원 레드윗 대표(왼쪽)와 나상훈 코코베리 대표
매월 '디데이'를 열고 여기서 발굴한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디데이는 초기 스타트업이 투자자와 전문가로 이뤄진 심사단 앞에서 사업성과 잠재력을 평가받는 데뷔 무대로, 디캠프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지난 7월부터는 지역에 초점을 맞춘 '지역리그'를 시작했다.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연구노트 '구노(GOONO)' 운영사 레드윗은 2020년 1월 디데이-홍콩에 출전하며 디캠프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국내 사업에 집중했다.
레드윗은 내년 하반기 다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디캠프의 컨시어지 프로그램을 이용할 예정이다. 올해 홍콩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의 연구소 및 대학과 업무협약을 추진하며 물밑 작업을 해두고 있다.
김지원 레드윗 대표는 "디캠프가 준비하고 있는 싱가포르 사무소도 활용해 현지 업체들을 만나고 시장을 파악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아시아 연구기관들과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연구원의 데이터를 보보할 수 있는 구노 라이센스 판매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버려지는 농산 부산물 활용해 천연물 소재 제품을 제작하는 대전 기반 스타트업 '코코베리'도 디캠프의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특히 일본 시장 진출에 있어서 톡톡히 도움을 받았다.
나상훈 코코베리 대표는 "디캠프를 통해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와 연결됐다. 현지에서 우리의 사업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 정보와 정부·지자체의 인센티브, 관련 시장과 법제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디캠프의 일본 GA 일대일 매칭을 통해 시장 진출 전략을 구체화했다"며 "일본 내에서 우리의 사업모델에 관심이 있는 기관과 단체를 발굴하고 일본의 농산 부산물에 대한 관심을 체크했다. GA가 현지 진출에 있어서 교두보 역할을 해줬다"고 했다.
인도·우즈베키스탄 대사관 관계자 밋업, 아마존 진출 교육 등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한 다양한 기회도 창출했다. 나 대표는 "해외 시장 진입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농산 부산물 처리와 제품 판매 등 여러 방향의 비즈니스로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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