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정진의 죽음 여파로 '일요일은 101%'는 종영됐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장정진을 안타까운 죽음으로 몰고 간 '음식 빨리 먹기' 게임이 지상파에서 버젓이 방송돼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당시 진행되던 게임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형태로 음식을 빨리 먹어야 하는 게임이었다. 이 과정에서 장정진은 송편을 빠르게 먹다가 송편에 호흡기가 막혔다.
현장에서 함께 녹화 중이었던 전(前) 레슬링선수 심권호가 이를 발견하고 응급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장정진은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장정진은 이대 목동병원 외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당시 병원 측은 장정진의 상태에 대해 "호흡곤란이 심각하다"며 "기도가 막혀 그동안 뇌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다. 의식을 되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소견을 밝혔다.
해당 사고와 관련해 방송 관계자들은 "지나친 오락 프로그램이 사고가 일어날 여지가 많았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안타까워했다.
무엇보다 빨리 먹어야 하는 음식이 '떡' 종류였던 것도 문제점 중 하나로 분석됐다. 떡, 젤리 등 점성이 강한 음식은 하임리히법(음식·이물질로 인해 기도가 폐쇄·질식할 위험이 있을 때 흉부에 강한 압력을 주어 토해내게 하는 방법)으로도 배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장정진, 결국 사망…프로그램 폐지→보상 난항

故 장정진은 애니메이션 '달려라 하니', '천방지축 하니'의 홍두깨, '명탐정 코난'의 유명한, 영화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 등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기에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그러나 장례식에 앞서 보상 문제와 관련해 유족과 KBS가 마찰을 빚었다. 유족 측은 KBS가 터무니없는 액수를 제안했다며 "이 광경을 지켜보던 미망인 전씨가 실신해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간 상태"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보상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례식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했으나, 다행히 장례식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탁재훈, 임창정, 주영훈 등은 빈소를 찾아 "결혼식에 못 온다며 축의금을 미리 손에 쥐어 주신 분", "분야는 다르지만 연예계 선배로서 언제나 큰형 같은 분"이라며 고인을 추억했다.
'골목의 제왕'과 '일요일은 101%'는 종영됐으며, KBS 측은 "이번 사고의 책임을 통감하며 고인의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안전 최우선한다더니…'빨리 먹기' 게임 여전

이에 KBS 측은 "뼈를 깎는 반성 속에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모든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에서 출연자의 안전을 최우선하도록 제작 방향을 개선해 왔으며 앞으로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KBS 예능에서 '빨리 먹기' 게임은 사라지지 않았다. 약 12년 후인 2016년 10월, KBS 2TV 예능 '1박2일 시즌3'에서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 라면 빨리 먹기를 결합한 게임이 방송됐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뜨거운 라면뿐만 아니라 수박 빨리 먹기, 도시락 몰래 빨리 먹기, 제한 시간 내 콜라 마시기 등을 진행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예전에 비슷한 종류의 게임 때문에 사람이 죽었는데 반성이 없는 것이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