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7 보스톤'은 1947년 보스턴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여 우승한 서윤복 선수와 손기정 감독, 그리고 서윤복 코치이자 선수로서 12위를 기록한 남승룡의 실화를 모티프로 했다. 손기정 감독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한국 마라톤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또한 '쉬리'(1999)와 역대 두 번째 천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아 관심을 더하고 있다. '장수상회'(2015) 이후 무려 8년 만의 컴백이다.

이날 강제규 감독은 또 한 번 역사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답했다. 강 감독은 "제 전작들을 보면 지난 시간을 다룬 영화들이 많더라. 사실 저도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SF물을 너무 하고 싶어서 준비했던 적이 있다. 결국 무산이 되고 다른 영화를 하게 되었지만. 미래는 할리우드에서 너무 많이 찍지 않았나. 미래를 표현한다는 것은 뭘까 고민하다가 결국 우리들이 살아왔던 과거의 모습을 잘 들여다보는 것, 이 일이 미래를 예견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 보니 과거 발자취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고 관심이 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과거 얘기는 고리타분한 거 같고 재미없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게 힘들고 할 얘기도 많은데 굳이 과거까지 들출 필요가 있나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다. 그렇지만 역사 속에 담겨진 소중한 이야기, 훌륭한 분들이 너무 많다. 그런 분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가 정말로 잘 살아가고 있나, 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또 역사를 통해 분명 얻는 게 많다는 생각이다. '1947 보스톤'이 젊은 관객들에게 과거를 돌아보는 게 '내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끔은 용기와 힘이 되고 도움이 되더라' 하는 생각이 들도록 조금은 일조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내 하정우는 손기정 캐릭터를 연기한 소회에 대해 진중하게 얘기했다. 그는 "보통 한 캐릭터를 맡으면 제 마음, 영혼에서 출발하는데 이번 '1947 보스톤' 같은 경우는 손기정 선생님이 어떤 분이시진에 대해 감독님과 정말 많이 상의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연기의 시작, 행동의 시작, 말의 시작이 탁 걸리는 게 손기정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마음이셨을까, 어떤 감정을 가지셨을까 테이크마다 그 생각을 품고 임했다. 선생님께선 베를린 때 태극기를 달지 못한 선배로서 책임을 지고 이번만큼은 꼭 태극기를 참가해야겠다, 오로지 그 생각만 가지셨을 것 같은데 저 역시 그런 마음을 생각하며 연기했다. 이런 마음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 실제 체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무겁고 그간 느끼지 못한 엄숙함마저 느꼈다"라고 말했다.

특히 임시완은 체지방률 6%가 될 정도로 '1947 보스톤'에 혼신을 쏟았다. 그는 "달리는 역할이었기에 전문적으로 보여져야 했다. 작품에 들어가기 두세 달 전부터 훈련을 받았다. 촬영 중간중간 코치님께 틈틈이 배우고 훈련을 받았다"라며 "운동뿐만 아니라 식단도 촬영 끝날 때까지 늘 닭가슴살과 샐러드를 달고 살았다. 최대한 외형을 비슷하게 만들려던 와중에 인바디를 재보니 체지방률이 6%가 나오더라. 그런 숫자를 목표로 한 건 아니지만 인생 최초로 6% 숫자를 봐서 신기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임시완은 "어떤 작품에 임하든 매 순간 허투루 넘기지 않으려고 늘 되뇌고 생각한다. 이번 '1947 보스톤' 역시 마찬가지로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죽을 듯이 열심히 했다"라고 뜨거운 열정을 과시했다.
이에 하정우는 임시완을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임시완은 진짜 운동선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서 준비했던 그 시간들을 제가 다 옆에서 지켜봤기에, 대회 장면을 찍을 때 저도 자연스러게 감정이 올라왔다. 정말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감정 충만하게 신에 임했다. 오늘 완성본을 처음으로 봤는데 임시완이 너무나 훌륭하게 임해 주고 표현해 줘서, 아마 서윤복 선생님도 보셨다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치켜세웠다.
임시완은 선배 하정우와의 첫 연기 호흡에 대해 "굉장히 든든한 형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촬영하며 의지를 많이 했고 극 중에선 멘토-멘티 관계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좀 더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대해서, 이 영화 작업에 대해서 다방면으로 저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계시고 거기다가 형님이 말씀하시는 게 정말 재밌다. 덕분에 예상치 못한 웃음 포인트를 기대하며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애정을 나타냈다.
다가오는 황금연휴에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1947 보스톤'은 오는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