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범(凡) 현대가의 종합상사인 현대코퍼레이션은 최근 '동유럽 시장개발 TF(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종전까지 현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지사를 둔 채, 꾸준히 네트워크를 유지·관리해온 업체로 손꼽힌다.
현대로템은 철도 사업 확대를 노린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철도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철도를 복원하는 것을 넘어 업그레이드하겠단 목표다. 각 도시 내 트램 구축, 기존 노후 철도의 현대화, 고속철도 도입 등이 거론된다. 특히 고속철도에 대한 우크라이나 측의 의지가 강하다는 평가다.
철도 사업은 토목부터 기차 도입 및 관리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전쟁이 끝나는 게 우선이지만,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사업은 회사 입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우크라이나 측과 신뢰관계 역시 있어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에 곡물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기업 유일의 우크라이나 내 투자자산으로, 전쟁 이후에도 정상 가동하며 현지 주민들의 고용 유지 및 식량 안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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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 건설이 늘어나면 당연히 건설기계 업체들이 혜택받는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의 쉬쿠라코프 바실리 제1차관과 철도공사 관계자 일행은 지난 6월 HD현대건설기계 울산캠퍼스를 찾아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재건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125톤 초대형 굴착기 등 제품들도 관심있게 지켜봤다는 후문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재건 프로그램 예산을 총 7500억 달러(약 1000조원)로 잡고 있다. 동결되어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과 이자(2000억 유로)를 재건사업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중이다. 벌써부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세미나 개최 △네트워킹 △대정부 건의 △재건 사업 입찰 정보 제공 등을 통해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인도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통해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에 23억 달러(한화 약 3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게 업계에서 긍정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수준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을 한 번에 일축했다는 것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재건사업 참여에 대한 교두보를 마련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