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더 비싸게 사는 아파트? 공사비 급등 골머리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3.09.1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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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4일 서울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 아파트 주차장 앞을 공사비 분담 문제로 유치권을 행사한 시공사가 컨테이너로 막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총 299세대 규모의 '신목동파라곤'의 입주 시작일은 지난 1일이었으나 동양건설사업과 재건축조합의 갈등으로 입주가 전면 차단된 상태다. 2023.3.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4일 서울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 아파트 주차장 앞을 공사비 분담 문제로 유치권을 행사한 시공사가 컨테이너로 막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총 299세대 규모의 '신목동파라곤'의 입주 시작일은 지난 1일이었으나 동양건설사업과 재건축조합의 갈등으로 입주가 전면 차단된 상태다. 2023.3.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러다간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원이 내야할 금액이 일반분양가보다 비싸지는 곳이 나올수도 있다."

한 건설사 임원의 말이다. 인건비와 자잿값이 급등하며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린다. 도급계약서상 공사비 대비 50% 이상 높은 가격에 다시 공사비를 정하는 사업장이 대다수다.



시공사는 손해를 보면서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가 진행된 경우도 마찬가지. 아파트를 다 지은 뒤라도 공사비를 더 내지 않으면 키를 주지 않겠다는 시공사도 있다.

일반분양은 아직 선분양이 대세다. 정비사업 사업자는 준공 2~3년 전에 확정된 분양가로 일반분양을 모집한다. 2~3년 새 공사비와 물가가 폭등할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조합원이 일반분양가보다 많은 돈을 내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조합원들이 이를 받아들일리 없다. 요즘 일반분양가가 치솟는 이유다. 최근 청약을 실시한 서울 구로구 개봉동 '호반써밋 개봉'과 경기 광명 '광명센트럴 아이파크'는 시세 대비 최고 2억원 가량 높은 가격에 분양해 논란이 일었다.

'비용'이 늘면 '수익'이 줄어든다. 공사비 상승은 정비사업 사업성에 곧바로 악영향을 준다.

정비사업 조합이 불리한 상황.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거나, 공사비를 대폭 올려달라는 시공사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공사 교체를 하더라도 공사비를 크게 줄이지는 못한다.


성동구 응봉신동아 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지만 어떤 건설사도 나서지 않았다. 공사비 인상으로 현대건설과 시공사 계약해지를 추진하던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결국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정비사업 조합은 일반분양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수록 수익이 많아진다. 수요가 넘칠듯 말듯, '표면장력'까지 최대한 일반분양가를 올리는게 최선이다. 가까스로 완판에 성공할 정도로 높게 분양가를 정해야, '남는 게' 많다.

정비사업 수익성이 떨어지다보니 조합은 사업을 포기하거나, 일반분양가를 비싸게 책정한다. 사업을 포기하면 공급물량이 줄어든다. 높아진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인근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견인한다.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도급계약 때, 일반분양 청약 때와 준공 때까지 시간 간격이 있는데 그 사이 공사비 오르는 속도가 빠르다보니 생긴 문제"라며 "공급부족과 분양가 상승은 향후 집값 폭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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