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지역 워케이션센터를 종합적으로 관리·운영 중인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송용준 센터장은 "부산엔 공단이 많아 여기서 떠올린 아이디어나 계획한 BM(비즈니스모델)이 실제로 작동 가능한지를 바로 테스트해 볼 수 있다"며 타지역 워케이션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오션테크(해양기술) 스타트업의 성지로 영도가 새롭게 떠오른다. 이곳 일대는 조선·해양 분야에 특화된 다양한 중소형 민간기업이 상주하고 있는데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대학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같이 지역 뿌리산업과 연계된 연구 및 지원기관들이 많아 해양수산 창업에 최적화된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팩에스앤지는 이곳에 있는 동안 △해양벤처진흥센터 입주기업 지원 프로그램 △지역혁신기업 성장지원 사업 △해양수산 사업화 컨설팅 지원사업 △조선·해양 스타트업 상생 플랫폼 지원사업 등의 혜택을 받았다. 덕분에 회사 매출은 2018년 5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6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김선우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은 이에 대해 "부산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산 자체 펀드나 보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성공적인 창업이 가능한 '지역 내 완결형 창업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기술보증기금, 한국거래소, BNK벤처투자, KDB산업은행 동남권투자금융센터 등 금융기관 중심의 투자환경이 잘 갖춰진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부산 소재 액셀러레이터(AC) 24곳, 부산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탈(VC) 11곳, 지사를 둔 VC 14곳이 활동 중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립대가 분포한 지역이란 특성에 맞게 '대학 실험실 IP(지식재산권) 창업'도 많은 편이다. 부산대학교 기술지주의 경우 자회사가 36개사에 달한다. 올해 엑시트(투자회수)를 통한 수익금은 누적 기준 80억원을 넘어섰다. 또 2019년 12월 준공한 창업자 지원 전용공간인 PNU AVEC(피앤유에이벡)은 부산대가 보유한 IP를 이전·사업화해 거둔 수익금 약 35억원을 재투자해 세웠다.
부산대 기술지주 자회사인 △타우피엔유메디칼(10호, 삼첨판막 역류증 치료기기) △에스엔비아(17호, 마이크로니들, 의료용 접착제) △피알지에스앤텍(21호, 희귀질환 치료제) 등은 조만간 IPO(기업공개)를 추진할 예정이다.

부산대 기술지주 김성근 실장은 "우리 자회사들은 의료기기, 신약, 화장품, 드론(무인기), 콘텐츠 등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됐다"며 "선박이나 신발을 만드는 3D 작업보단 젊은이들의 눈높이와 기대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 지역 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 성장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도 '지역 정착형' 창업 인프라·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테면 북항에 '그린스타트업타운'을 조성하고, 부산 서비스융복합연구센터, 글로벌창업이민센터 등을 새롭게 설립·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말까지 1400억원 규모의 '부산 지역뉴딜 벤처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효율적인 기술창업 정책을 이끌 '부산창업청' 설립은 현재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부산창업청 설립을 위해 시 내부와 부산 창업 관련 기관에서 인원을 차출해 만든 '부산창업청 설립 추진단'이 지난달 31일 파견 기간 종료로 해체됐다. 이들은 애초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에 해당 기능을 통합하려 했지만 강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부산창업청 신설로 가닥을 잡았다. 이 경우 부산창업청 설립 계획 수립, 타당성 검토까지 2년 가까이 걸릴 전망이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기반 AC인 시리즈벤처스 박준상 대표는 "다양한 창업 지원기관과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산창업청 설립 연기는 아쉬운 부분"이라며 " 각 기관에 흩어진 기능을 한데 모아 창업기업 단계별 육성, 투자 연계 등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 빠른 시일내에 나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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