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전략장비 개발' 제너셈, 내년 키워드 'HBM·글로벌'

머니투데이 송도(인천)=조영갑 기자 2023.09.1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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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내년부터 AI(인공지능) 기반 디바이스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침투하기 시작하면 제너셈이 개발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장비의 입고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한복우 제너셈 (12,730원 ▼120 -0.93%) 대표는 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KPCA(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전) 전시장에서 "국내 주요 메모리 고객사와 함께 HBM 후공정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CA는 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에서 개최하는 국내 최대 PCB, 패키징 전문 국제 전시회로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국내 대표적인 PCB 제조사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PCB 및 후공정 기업이 대거 참여해 기술을 뽐냈다. 제너셈은 PCB 관련 자회사인 디지피㈜ 이름으로 부스를 내고, 국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부스를 찾았을 때 백정민 상무(기술영업담당)는 국내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구매담당을 대상으로 HBM 후공정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사 장비에 대해 장시간 설명하고 있었다. 제너셈은 반도체 칩의 전자파 간섭 현상을 차단하는 EMI실드(EMI Shield)를 비롯해 후공정 올인원 디바이스 쏘우 싱귤레이션(Saw Singulation) 등을 전문 제조하는 장비사다. 국내 주요 메모리 메이커 및 글로벌 고객사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해마다 확장하고 있다.

이번 KPCA의 화두는 단연 'HBM'과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다. 올해 초 챗 GPT를 신호탄으로 고용량,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이 주목 받으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패키징하는 FC-BGA 기술 역시 함께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이 차세대 FC-BGA 제조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패키지 기판을 작은 볼 형태의 범프로 연결하는 플립칩(Flip Chip)이다. 볼을 활용하기 때문에 전기적 신호의 이동거리가 선보다 짧고, 전기적 효율성 또한 우수해 HBM 등 고밀도 반도체 대응이 용이한 패키징 기술이다. 고사양 PC,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통신용 칩셋 등에 주로 탑재된다.


▲제너셈의 부스

제너셈은 HBM3 후공정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를 주요 메모리 고객사와 함께 개발하고, 내년 상반기 정식 양산라인에 입고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품명은 밝히지 않았다.

제너셈은 이와 별개로 FC-BGA에 대응하는 신규 장비 역시 출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쏘우 싱귤레이션의 확장 버전인 '패널(Panel) 쏘우 싱귤레이션(유니콘-G7)'과 '쏘우 투 링 포 EMI 실딩(Saw to Ring for EMI Shielding, 벨로체-G7-r)'이다.

유니콘 장비는 커팅과 세정, 트레이 이동까지 인라인에 내재화한 자동화 장비다. 파티클에 민감한 고집적 FC-BGA 패널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이미 상반기 국내 주요 PCB 제조사 양산라인에 입고되면서 시장성도 입증받았다. 대형 패널용 쿼드모델(유니콘-G7q)은 올 4분기 출시될 전망이다. 벨로체 장비 역시 EMI 어태치 공정을 내재화, 소형화 패키지 대응력을 높여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메모리 반도체 다운싸이클이 지속됐고, 후공정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확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인 R&D(연구개발) 투자와 해외 시장 개척으로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반도체 섹터의 후공정 패키징 업체들이 전년 대비 매출액이 최대 50% 이상 하락한 데 비해 제너셈은 지난해 매출 대비 약 70~80%선으로 선방해 후공정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제너셈은 올 상반기 23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271억원 대비 85% 수준으로 선방했다.

제너셈은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판로 확대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6월 베트남법인을 신설하면서 현지 제조사 대응력을 강화했고, 국가적으로 반도체 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인도에도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인도의 경우 최근 AMD, 마이크론, 인텔 등이 앞다퉈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반도체 신흥시장이다.

제너셈은 최근 SD메모리 카드를 중화권에 ODM(주문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공급하는 고객사에 후공정 관련 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인도 굴지의 그룹인 'T그룹'에 파일럿 라인용 장비를 입고하면서 대형 공급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T그룹은 최근 반도체 자회사를 설립, 반도체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파일럿(시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제너셈의 후공정 장비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제너셈 관계자는 "최근 인도가 반도체 산업에 국가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미 제너셈이 현지 업체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 확대를 대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내년 베트남과 인도 등 신규시장에서 큰 폭의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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