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대표를 비롯한 오픈에셋 멤버들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카카오 계열 크러스트유니버스 소속이었으나 지난 4월 퇴사 후 회사를 차렸다. 카카오가 계열사의 블록체인 사업을 클레이튼 재단으로 모두 이관하는 과정에서 오픈에셋이 만들어진 것이다.
한은과 CBDC 모의실험 사업을 수행한 후 곧바로 뛰어든 분야가 STO 사업이다.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기업과 이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자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는 증권사를 블록체인 플랫폼에 한 데 묶어 365일 24시간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 사업이 STO다. 기업은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뿐 아니라 부동산, 미술품 및 현금흐름이 발생할 수 있는 권리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할 수 있고 투자자는 플랫폼 위에서 이를 거래할 수 있다.
증권사의 기존 시스템과 블록체인 메인넷을 단순히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데이터 송수신 방식)로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STO 플랫폼을 만들 수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발행, 청약, 배당·이자·분배금 배분 등 개개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야만 한다. 이에 오픈에셋은 처음부터 한국투자증권의 IT부서 관계자들과 함께 플랫폼을 설계했다.
김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은 이제 마무리됐고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시스템과 어떻게 연계할지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의 STO 플랫폼인 'ST프렌즈'에 카카오뱅크, 토스뱅크가 분산원장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 플랫폼 위에서 자금 수요자인 기업과 한국투자증권,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고객들이 토큰을 통해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얘기다.
블록체인의 유일한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게 바로 속도다. 원장이 생성된 후 매번의 거래마다 새로운 정보가 추가적으로 기재되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거래 속도가 느려진다. 김 대표는 이를 클레이튼재단의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했다. 김 대표는 "클레이튼의 거래 처리 속도는 4000TPS(초당 4000건의 거래를 해결한다는 의미)에 이르고 이를 기반으로 한은의 CBDC 프로젝트에도 클레이튼 기술을 적용했던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과의 프로젝트에서도 클레이튼의 기술에 금융사에 필요한 기능을 넣고 자체 개발한 솔루션을 가미해 속도와 안정성을 모두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에 어떤 기초자산 기반의 토큰을 올릴 것인지는 향후 규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또 한국투자증권이 얼마나 매력적인 상품을 올릴지에 달렸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내재가치가 없는 토큰만 거래됐지만 이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토큰으로 만들어진 실물자산이 활발히 거래될 것"이라며 "웹2 기반 기존 금융 시스템과 웹3를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