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진리에게' 예고 영상 캡처
'진리에게'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 섹션의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 공개된다.
깜짝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진리에게'는 故 설리의 유작으로 현재도 플랫폼 협의 중인 바, 공개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 다만 얼마 전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생전 설리가 과도한 관심과 무분별한 악플에 시달렸던 만큼 유작 공개를 두고 우려가 따르고 있으나, 예고편 속 설리의 모습만큼은 반갑기 그지없었다. 1분 2초 분량의 영상엔 설리의 어린 시절 사진과 함께 짤막한 인터뷰 비하인드가 담겼다. 설리는 "자기소개요?"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은 뒤 "그냥 이름 말하면 되냐. 안녕하세요. 최진리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진=미스틱스토리
'진리에게'는 '페르소나: 설리'로 알려진 작품에 속해 있다. 애초 '페르소나: 설리'는 넷플릭스 옴니버스 영화 '페르소나'의 시즌2격으로 5명의 감독이 설리를 주연으로 각기 다른 5편의 단편을 싣는 것이었다. 2020년 공개를 목표로 지난 2019년 촬영에 돌입했지만 설리가 그해 10월 14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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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완성됐던 하나의 에피소드, 단편 극영화 '4: 클린 아일랜드'(감독 황수아·김지혜)와 다큐멘터리 '진리에게'가 추가되어 두 편 구성으로 새롭게 바뀌어 나온 '페르소나: 설리'다.
'4: 클린 아일랜드'는 인간과 돼지가 하나가 되는 도플갱어 콘셉트.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곳 '클린 아일랜드'로의 이주를 꿈꾸는 4가 죄를 고백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는 기묘한 입국 심사장에서 어느 특별한 돼지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면서 시작되는 내용을 그린다. 설리의 깊은 내면 연기가 담겼으며, 러닝타임은 29분이다.
설리의 유작 공개에 대해 제작사 미스틱스토리는 "우리에게 최진리는 좋은 배우였고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의 신작이자 마지막 작품인 '페르소나: 설리'를 통해 알려주고 싶었다"라는 뜻을 전했다. 설리는 생전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 멤버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2005년 드라마 '서동요' 아역 배우로 데뷔하여 '아름다운 그대에게',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패션왕' '리얼' 등 다수의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나 설리의 4주기를 앞두고 있기에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팬들은 반기고 있지만, 자극적 소비에 그칠까 걱정 섞인 목소리는 여전히 공존한다. '페르소나: 설리'는 배우로서 설리와 인간 최진리를 들추며 "사회 안에서 내 역할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인기라는 게 갑자기 확 생긴 거 아니냐. 인기가 있다는 걸 이해하지만 무서웠다"라는 고인의 생전 고충에 다시금 포커스를 맞췄다. 과연 불필요한 이슈 생산의 우려를 잠재우고 '진리에게'가 진정성 있게 설리를 조명, 온전히 대중에 닿을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