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예정돼 있던 정치 자문 기구 회의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의료진 권고로 취소했고, 8일에는 이례적으로 "여왕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왕실 성명이 나왔다. 곧이어 왕실 가족들이 밸모럴성에 속속 모이면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여왕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부흥을 이끌었다. 1952년 윈스턴 처칠부터 이틀 전 취임한 리즈 트러스까지 모두 15명의 총리를 겪었다. 여왕은 유럽연합의 탄생과 영국의 탈퇴가 이어지는 격변의 현대사에서 영국을 상징하는 구심적 역할을 해왔다.
다사다난한 가정사도 겪어왔다. 여왕은 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 찰스 왕세자의 재혼, 아들 앤드류 왕자와 고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관성, 손자 해리 왕자 부부와 왕실의 갈등, 이밖에 각종 스캔들을 겪었다.
영국 최장수 군주 서거, 찰스 3세 국왕이 왕위 이어받아

장례식은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됐다. 찰스 3세가 왕위를 자동 승계했다. 찰스 3세의 대관식은 8개월이 지난 5월6일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진행됐다.
74세의 찰스 3세는 1000년 전통을 잇는 화려한 예식에서 2.23㎏ 무게 왕관을 쓰고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새 군주가 됐음을 세계에 공표했다.
이와 함께 찰스 3세의 반려자이자 '불륜의 여인'으로 눈총을 받아온 카밀라 파커 볼스는 찰스 왕세자와의 결혼 18년 만에 '카밀라 왕비'라는 칭호를 얻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1주기 추모 행렬 이어져

그는 "올 한 해 동안 국민 모두에게 봉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안 모두가 아내와 내게 보여준 사랑과 지지에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일 년이 지난 현재, 엘리자베스 여왕이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에 보여준 헌신적 삶의 위대함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영국 국민들은 그가 우리에게 보여준 모범과 기억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고 조의를 표했다.
즉위 1주년을 맞는 찰스 3세 국왕은 카밀라 왕비는 스코틀랜드 휴양지인 밸모럴에서 비공개로 기념일을 보낼 예정이다. 윌리엄 왕세자와 캐서린 왕세자비는 여왕을 기리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해리 왕자는 왕실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7일 버킹엄궁 인근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왕실견으로 사랑받은 웰시코기 행진이 열리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18세에 아버지로부터 웰시코기 '수잔'을 선물 받은 이후 평생 30마리의 웰시코기와 함께했다. 여왕은 말년에 거동이 어려운 시기에도 2021년 차남인 앤드루 왕자가 선물한 믹과 샌디라는 웰시코기와 매일 산책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영국에서는 명예포병중대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기일을 추모하기 위해 현지시간 9일 오후 1시부터 런던 타워에서 62발의 예포를 발사한다. 왕립 기마포병대의 경우 찰스 국왕의 즉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정오께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예포 41발을 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