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여름 휴가와 반기 보고서 제출 기한이 겹치는 7~8월은 회사채 발행 비수기로 꼽힌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서도 발행 규모가 줄어든 것은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자금 조달을 미루는 분위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며 수급적인 요인도 회사채 발행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8월 은행채는 20조9800억원 발행으로 순발행 전환돼 수급 부담으로 작용했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대환 수요로 주담대 대출이 증가하고 높은 금리로 제공됐던 정기예금 만기가 다가오며 은행채 수급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비수기가 지나며 회사채 발행이 재개되고는 있지만 상반기만큼 뚜렷한 호조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예상과 달리 금리인하 시기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고채금리가 3%대 중반으로 안정되긴 했지만 유가 변동성으로 다시 약세 흐름을 보이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 9월은 전월대비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지만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전후로 금리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어 기업 자금조달이 이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예년보다 하반기 발행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긍정적인 우량등급 회사채 위주로 기관의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진행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는 모집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자금이 몰리며 건재한 수요가 입증되고 있다. 지난주 롯데케미칼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1500억원 모집에 7500억원이 몰렸고, SK시트론도 1500억원 모집에 1조2000억원 수요가 일었다. KT&G, 미래에셋증권 수요예측에도 각각 모집금액의 6배, 4배가 넘는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