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완화 전세금 반환대출 990억... 역전세 우려 '찻잔 속 태풍'?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김도엽 기자 2023.09.07 16:16
글자크기
DSR 완화 전세금 반환대출 990억... 역전세 우려 '찻잔 속 태풍'?


4개 은행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초과한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규모가 1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의 20% 수준이다.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어 '역전세' 우려는 크게 나타나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연립주택 역전세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어 DSR 완화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이 급증할 수도 있다.

7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이 지난 7월부터 8월말까지 취급한 DSR 완화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규모는 990억4100만원이다. 이 상품이 출시된 7월에는 28억8700만원, 8월에는 961억5400만원의 대출이 공급됐다.



우려와 달리 역전세 문제로 인한 대규모 대출사태는 없었다. 올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체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규모는 월 평균 5000억원 가량이었는데, 지난달에 취급된 DSR 완화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규모는 이중 20% 수준이었다.

DSR 완화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이 많지 않은 이유는 전셋값이 회복되면서 역전세 사태가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하락했던 전셋값은 주택매매가격과 함께 올 들어 하락폭이 줄더니 7월말부터는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전셋값은 최근 6주 연속 오르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15주째 높아지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27일부터 내년 7월31일까지 전세보증금 반환 용도에 한해 DSR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해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60%·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1배 내에서 대출이 가능해져 받을 수 있는 대출 규모가 늘어났다. 기존에는 차주별로 DSR 40%를 초과하는 대출은 불가능했다. 정부가 전셋값 하락으로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 사태를 우려해 내린 조치다.

다만, 서울·수도권 아파트가 아닌 지방의 다세대·연립주택의 경우 여전히 역전세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년 전보다 전세값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도 어느 정도 활성화됐고, 공급물량도 부족하다 보니 역전세 대란까지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다만,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아파트와 월세로 이동하는 만큼 비아파트 시장에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잠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