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지난 1일 인천지검에서 만난 김연실 강력범죄수사부 부장검사(48·사법연수원 34기)가 인터뷰에서 꺼낸 첫마디다. 김 부장검사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산하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을 이끌고 있다. 검찰·경찰·세관·특별사법경찰·해양경찰과 함께 마약 밀수·유통의 최전선에서 범죄에 대응한다.
김 부장검사는 2005년 검찰 생활을 시작해 대구지검·부산지검·서울중앙지검에서 마약 사건 공판을 전담했다. 2011년에는 여성 검사로는 역사상 최초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배치되면서 본격적으로 마약 수사에 경력을 쌓았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도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면 더없는 영광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것을 보면 오직 '마약 박멸'이라는 외길만 걷고 있는 셈이다.
20~30대인 조직원들은 범행과 이익 분배를 마친 후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 범행을 했다. A 조직의 일원이 잡히면 B 조직 인원을 보내 밀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기존의 마약 조직과 다른 '신종 조직'인 셈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 개시 5개월 만에 일망타진됐다.
인천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강력범죄수사부). 왼쪽부터 최진우 검사, 최세윤 검사, 김연실 부장검사, 김한준 검사, 나상현 검사. /사진=이기범
인천지검 강력부는 '24시간 업무(지휘) 체계'를 갖췄다. 마약 밀수에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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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검사는 "항상 수술을 염두에 둬야 하는 권역 응급치료센터와 같다"며 "언제 세관을 지휘하고 경찰과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어 "마약이 눈 깜짝할 새 자취를 감추니 즉각 대응이 필요하고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업무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안 힘들었다"며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도 마약 단순 투약·소지 범행 수사 개시를 할 수 있게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현재까지 검찰은 단순 투약·소지 범행 수사 개시를 하지 못한다. 김 부장검사는 "외국인들의 마약 파티를 발견하고 체포한 사건에서 이들이 단순 투약자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했다"며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폭격기 아니냐"라며 "인천지검은 한산도 앞바다 최선봉이라고 생각하는데 (투약 사범 수사 개시를 못한다니) 이게 무슨 웃지 못할 상황이냐"고 되물었다.
김 부장검사는 마약 수사 예산이 증원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최 검사는 "현장 수사가 많기 때문에 수사비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수사 장비가 많이 필요하고 한 번 고장 나면 고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예산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