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차는 '할아버지가 만들어 손자가 마시는 차'로 불린다. 최소 30년 이상 발효 과정을 거쳐야만 제 맛을 낸다고 알려진 것처럼 제대로, 오래 보존한 보이차일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다. 1920년대에 제작돼 1936년에 2.6홍콩달러(약 441원)에 거래됐던 '송빙호'는 2019년 홍콩 옥션 경매에서 1560만홍콩달러(약 26억4600만원)로 600만배 이상 치솟았다. 그도 그럴 것이 보이차는 중국 운남성에서 자란, 잎이 크고 두꺼운 야생대엽종 차나무에서 채취한 잎을 30년 이상 발효시켜 만든 생차여야만 진품으로 인정받는다. 그만큼 진품 인정 요건이 까다롭다.
보이차 유통 플랫폼 '에세티'(ASSETTEA)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끽다는 '차나 한 잔 들게'라는 뜻의 불교 용어 '끽다거'(喫茶去)에서 이름을 땄다. '끽다거'는 1992년부터 서울 종로구에 자리잡은 정통 차(茶) 전문점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끽다거'의 창업자이자 보이차 권위자로 꼽히는 안우섭 고문이 안 대표의 아버지다. 1993년 중국 운남성에서 열린 '제1회 국제 보이차 학술대회'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보이차 전문가로 위촉돼 초청받을 정도로 안 고문은 보이차에 정통한 이로 꼽힌다. 안 대표도 끽다거 및 일본 등지에서 교육을 이수한 차 전문가다.
보이차의 유통 단위는 대개 동그랗고 납작한 모양의 '편'으로 나뉜다. 1편당 무게는 약 357그램(g), 끽다가 보유한 진품 보이차 생차만 무려 120여종, 12만편에 이른다. 이들 물량은 최적의 습도와 온도를 맞춘 전용 창고에 분산 보관돼 있다. 안 대표는 "우리가 보유한 보이차는 단일 주체가 보유한 물량으로는 단연 세계 최대 물량일 것"이라고 자부했다. 끽다는 홍콩옥션, 영원다행, 베이징차협회 등 믿을 수 있는 기관들과 진품 인증 및 판매 제휴를 맺고 진품 감별, 실물 안심보관 서비스까지 통합 제공한다. 끽다는 자사를 통해 유통된 제품이 가품으로 판명될 때 200% 보상해준다. 잘못 판매한 제품 가격의 2배를 보상해준다는 것이다.

이에 끽다는 보이차의 진품 여부 감별에서부터 매 유통 단계에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 그리고 NFT와 블록체인 기술에서 해답을 찾았다. 안 대표는 "블록체인, NFT 기술을 적용하면 보이차의 생산-유통 이력 등 족보는 물론, 진품 여부 증명 등이 가능해진다"며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를 목표로 NFT 플랫폼 운용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실제 끽다는 △블록체인 기반 보이차 감별 시스템 △판매처 인증 가능한 보이차 감별 시스템 △AI(인공지능) 학습 기반 보이차 감별시스템 등 특허를 보유하고 새로운 플랫폼 운영을 준비 중이다.
이같은 플랫폼이 론칭되면 그 영향은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등 주요 차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안 대표는 "한국의 IT 기술로 신뢰할 수 있는 보이차 진품 감별 및 유통 플랫폼이 출현한다는 데에 중국 등 해외 주요 차 소비국에서 관심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