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올해 초 이직하려는 회사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블라인드 계정을 구하던 중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위 이메일 주소로도 계정을 생성하는 방법을 혼자서 파악했다. A씨는 IT 관련 업계에서 5년 이상 근무했던 보안 전문가였다.

A씨는 여기서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허위 인증 이메일을 100개 이상 만들었다. 삼성 직원 이메일은 '[email protected]', SK 직원 이메일은 '[email protected]' 등으로 제작했다. 이 이메일을 통해 블라인드에 인증 코드를 전송했고, 허위 블라인드 계정 100개를 만들었다.
A씨는 이 방법을 이용해 올해 6월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삼성·SK·LG 등 대기업 계열사와 경찰청·교육부 등 공공기관 소속으로 표시되는 블라인드 계정을 만들었다. 개인 간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개당 최대 5만원에 판매해 약 500만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
경찰청 블라인드에 살인예고글을 올렸던 계정도 A씨가 판매한 허위 계정이었다. 30대 직장인 B씨는 지난 21일 오전 블라인드 게시판에 경찰청 직원 계정으로 '오늘 저녁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칼부림한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경찰은 다음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B씨를 긴급체포했다.
살인예고글을 올린 블라인드 계정 인증에 사용된 경찰 이메일도 실제 정상적으로 생성된 적이 없던 허위 이메일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같은 방법으로 생성된 계정이 추가로 존재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블라인드 측에 정보제공을 요청했다. 이날 오전 블라인드는 제공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여부를 불분명하게 답해 경찰은 재차 정보제공을 요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살인예고글 게시자를 끝까지 추적·검거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