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범 초기 내세웠던 '가성비'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도 탈피하는 상황이다. 제네시스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독립적인 고급차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제너럴모터스(GM)의 캐딜락, 토요타의 렉서스 등을 참고 모델로 삼고 2015년 설립했다. 초기에는 기존 경쟁 브랜드의 벽을 넘지 못해 프리미엄 브랜드 내 가성비를 내세웠지만, 신차 가격 면에서 이미 벤치마킹 대상이던 렉서스를 추월했다.
다만 완성차 시장 내 고착된 브랜드 이미지를 갑자기 바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제네시스 자체도 가성비 차량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현대차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신설한 브랜드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정의선 회장 주도로 최근 제네시스 브랜드 헤리티지 사업을 추진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개한 콘셉트카 X 컨버터블에 '기와 네이비'와 '단청 오렌지' 등 한국색을 입히는 등 헤리티지를 쌓는 중이다. 브랜드 헤리티지란 브랜드가 지닌 고유의 가치를 말하는 것으로, 브랜드의 역사, 스토리 등을 포함한다. 양산차 브랜드인 현대차와 기아마저 '제값 받기' 정책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테슬라·리비안·루시드 등 신흥 전기 럭셔리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제네시스도 전기차인 GV90을 중심으로 브랜드 고급화를 추진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GV90 양산 일정이 2025년 11월에서 2026년 2월로 3개월 미뤄졌다"며 "이에 따라 2026년 양산 예정이던 GV80을 비롯해 G80, GV70 등의 양산 일정도 순차적으로 밀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