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5일 신경섬유종증 소아 환자의 치료제인 '코셀루고'의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를 촉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사진제공=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연합회)는 신경섬유종증 소아 환자의 유일한 치료제인 '코셀루고'(성분명: 셀루메티닙)의 신속한 보험 급여를 촉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관련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날 진정서 제출에 함께한 신경섬유종증 환자 가족들은 "지난 8월 초, 벌써 2번째 급여 평가를 위한 위원회가 열렸다지만 여전히 '재심의'라는 심의 결과는 환자 가족에게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답답하고 미어지는 마음이 들 뿐이다"며 "신경섬유종증은 다른 치료제가 없고 생명을 위협하는 데다가 환자가 '사회적 사망'이라는 어려움에 처해 있음에도 정부는 그저 경제 논리만 고려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비급여'로 결론 났다. 이후 환자·보호자의 무기한 기다림은 지속됐다. 올해 8월에서야 약평위에 코셀루고가 다시 상정됐지만 정부의 결정 유보로 급여는 또다시 지연됐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5일 신경섬유종증 소아 환자의 치료제인 '코셀루고'의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를 촉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사진제공=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김재학 연합회 회장은 "지난해 8월 정부가 '소아에 사용되는 약제로 생명을 위협하지 않더라도 삶의 질 개선을 입증하는 경우 경제성 평가 면제 대상으로 하겠다'고 발표해 적어도 소아 환자에게만큼은 빠른 정책적 개선이 이뤄질 것을 기대했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현실은 이후 해당 제도 개선을 통해 급여된 약제가 여전히 단 1개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이미 신경섬유종증 질환의 심각성을 잘 알고, 코셀루고 치료의 혁신성을 인정해 국내 신속심사 1호로 허가를 승인했지만 2년이 넘도록 급여가 되지 않고 있어 정책 개선의 실효성에 매우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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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환자와 가족의 삶을 위협하는 현재 치료 환경을 조속히 개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진정서 제출을 함께한 연합회와 신경섬유종증 환자 가족 일동은 "총상신경섬유종을 가진 미국 내 소아 환자들은 10개의 삶의 질 평가 변수 중 8개 문항에서 '심각하게 나쁜 삶의 질'을 보고했다"며 "총상신경섬유종 소아 환자들은 공황장애와 극도의 불안, 어린 나이에 자살을 매일같이 고민할 정도의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빠르면 영유아기부터 시작되는 신경섬유종은 하루라도 빠르게 치료를 시작해야만 종양 크기 증가와 통증을 줄일 수 있으며, 사회적 활동이 가능해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코셀루고가 급여되는 날까지 관련 문제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해 나갈 계획이다. 코셀루고의 제조·유통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도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 달라고 요구했다.
코셀루고는 만 3세 이상 소아면서 수술이 불가능하고, 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다만 건강보험 미적용으로 의료 현장에서는 약을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평위에서 코셀루고의 급여 적정성을 심사 중이다. 오는 7일 예정된 약평위 회의에서 코셀루고의 급여 적정성을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