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 단지 내 모습/사진제공=독자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이 공사비 인상 문제로 갈등을 겪은 후 이번에는 조경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조경 곳곳의 나무가 죽거나 병들어 있어서다. 조경수의 고사는 시공상 과실에 의한 하자로 인정받는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한 입주민은 "입주했을 때도 나무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좀 지나니 병들거나 죽었다"면서 "죽어서 노랗게 바뀐 나무가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전부터 죽은 큰 나무는 다 자르거나 뽑아냈는데 남아 있는 조경도 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프리미엄 조경을 기대하고 입주했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대치푸르지오써밋 단지 모습, 조경수 고사로 곳곳이 노랗게 변했거나 나무들이 뽑혀져 나가 있는 모습/사진=독자제공
최근 아파트 조경은 단지의 품격을 보여줌과 동시에 산책 등 입주민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단지의 경쟁력과 차별화 요인이 되고 있다. 때문에 조경에 특히 공을 들이는 게 요즘 추세다. 조경에 특화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조경 조성 뿐 아니라 관리를 맡기는 곳도 나온다.
해당 단지는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이 적용된 단지로 프리미엄 조경, 외관 특화, 가구별 수입 자재 등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곳이다. 2020년 분양 당시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20억원을 웃돌았다. 청약 경쟁률은 168.1대 1로 당시 그해 서울 최고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다. 현재 전용 84㎡ 매물 호가는 30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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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다른 조경에 입주민의 반발이 거세자 대우건설은 한 달 전부터 병든 나무를 베어내는 등 조치를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 측은 "고사한 나무가 일부 있어 뽑아내고 있다"면서 "나무가 생물이다 보니 왜 죽었는지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6월 준공이었는데 이후에 날씨가 덥고 비도 많이 와서 환경이 열악해 죽은 게 아닌가 판단한다"며 "가을과 초겨울쯤 교체 보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단지는 입주를 앞두고 대우건설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조합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시공사는 조합원에 한해 입주를 막겠다고 선언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200억원 이상 공사비를 증액하는 조건으로 갈등이 일단락되고 지난 6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대치푸르지오써밋 조합원 책자에 담긴 조경 설명 내용/사진제공=독자
대치푸르지오써밋 조합원 책자에 담긴 조경 설명 내용/사진제공=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