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들어 6번째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매각 소식이다. 작년 클래시스가 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에 매각된 것을 시작으로 올해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매각 소식이 잇따랐다. 지난 2월 오스템임플란트 비상장가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 약 2조6000억원에, 소화기내과 금속 스텐트 기업 태웅메디칼이 일본 올림푸스에 약 4880억원(발표 당시 한화 기준)에 인수됐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M&A 시장에서 각광을 받은 건 성장성과 이익률 때문이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 업종 안에 다른 선택지인 바이오텍이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기대가 줄어들고 있다"며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바이오텍에 대한 투심이 개선될 수 있으나 의료기기 업체들은 이와 별개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 흐름을 보여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과 2023년은 한국 의료기기 인수합병이 본격화되는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올해 매각이 이뤄진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은 대체로 실적이 탄탄했다. 이오플로우만 연간 수백억원대 영업적자를 냈을 뿐이다. 이외 오스템임플란트는 2013년 2165억원이던 매출이 2022년 1조535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7.1%다. 영업이익은 189억원에서 2346억원으로 연평균 28.7% 늘었다. 올 상반기도 매출 5818억원, 영업이익 13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6.5%, 영업이익은 27.7%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3.6%다.
비상장사인 태웅메디칼과 메디트는 각각 작년 영업이익률이 14.3%, 52.5%에 달했다. 작년 태웅메디칼은 685억원(개별기준), 메디트는 2715억원(연결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또 상장사인 루트로닉은 연결기준으로 작년 21%(매출 2642억원), 올 상반기 13%(매출 1283억원)의 영업이익률을, 이루다는 작년 18%(매출 463억원), 올 상반기 11%(매출 255억원)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박종현 연구원은 "앞으로 상장·비상장 의료기기 업체들의 인수합병 혹은 투자 사례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며 "국내 의료기기들의 높은 매출 성장세와 이익률이 메리트로 헬스케어 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이나 바이오텍보다 선호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