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결혼을 미뤘던 이들이 대거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예식장과 예복 등을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힘들어진 가운데 고물가로 결혼 준비 비용까지 크게 늘면서 예비부부들이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올해 4월에 결혼식을 올린 박서은씨(28)는 결혼식을 치르는데 총 2500만원이 들었다. 1년여 전에 계약을 해 500만원 정도를 아낀 게 그 정도다. 당시 식장 대관료는 300만원, 식대는 1인당 5만원이었다. 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준비를 했는데 그 때 매니저가 '올해 계약 안하면 내년엔 식대가 오른다'고 했다"며 "그래도 1년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결혼식 30분에 다 쓴 셈"이라고 말했다.
비싼 비용을 치르더라도 웨딩홀과 웨딩드레스 대여, 스튜디오 촬영 등을 원하는 날짜에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문을 닫은 곳이 늘어난 반면 최근 들어 미룬 결혼을하려는 이들은 늘어난 결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만5316건을 기록했던 혼인 건수는 올해 3월 1만8192건으로 늘었다. 반면 2019년 3월 기준 935곳이었던 전국 예식장 수는 올해 3월 743곳으로 줄었다.
장씨는"10개월 전부터 결혼식장 예약을 하고 준비를 했는데 희망하는 날짜에는 식장이 거의 다 차 있었다"며 "어쩔 수 없이 하루 남은 날짜로 부랴부랴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워낙 예약할 수 있는 공간이 적다 보니 내가 맞는 예산 안에서 원하는 곳에 식을 준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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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예식 업체 선택지가 많았는데 인구가 고령화돼서 예식 업체도 많이 사라졌다"며 "코로나19 이후 적체 현상이 심화되다 보니까 초과 수요 상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웨딩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 호텔 등 고급화 예식장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스몰웨딩, 가족 중심의 저렴한 예식장을 선택하는 등 양극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2023 결혼 비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평균 결혼 비용은 지난해 1278만원보다 약 8% 증가한 1390만원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만 19~34세 국민 중 33%가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