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전날 오기브리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2020년 8월26일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은 지 3년 만이다.
특허가 풀리면서 허셉틴의 여러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등장했는데 오기브리도 그중 하나다. 2017년 미국 FDA로부터 허가받은 최초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다. 허셉틴은 여러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등장에도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약 3조원 매출을 올렸다. 오기브리는 올해 반기 기준, 미국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약 11% 점유율을 차지했다.
오기브리는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의 '허쥬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삼페넷'에 이어 국내서 3번째로 허가받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다. 대웅제약은 또 다른 항암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아림시스' 판권도 도입했다. 오기브리 독점 계약 시기와 거의 같은 때다. 대웅제약이 오기브리와 아림시스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들었기에 기대감도 컸다.
그러나 현재 국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허쥬마와 삼페넷, 두 약제가 쥐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 허셉틴 매출도 건재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트라스투주맙 성분 의약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약 946억원이다. 오리지널인 허셉틴은 5년간 매출이 25% 감소하긴 했어도 지난해 600억원 처방액을 기록했다. 허쥬마와 삼페넷은 각각 290억원, 56억원 처방액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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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은 오기브리 품목허가 취소로 인한 손실은 없다고 했다. 오기브리가 급여를 받고 출시까진 했으나 실제로 판매한 적은 없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오기브리는 지난 5월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서도 삭제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오기브리의 원래 개발사로부터 글로벌 판매 전략이 변경됐다고 전달받아 한국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게 됐다"며 "특별히 대웅제약의 사업 전략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도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입하려는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이 있다. 삼오제약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투젭타'는 지난 7월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투젭타 역시 오기브리와 마찬가지로 인도 제약사 바이오콘이 개발한 제품이다. 150㎎과 440㎎, 2가지 용량으로 허가받았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는 이처럼 2가지 용량으로 승인받는 게 일반적이다. 오기브리는 식약처로부터 150㎎ 단일 용량밖에 허가받지 못해 타사 제품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설명도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8,000원 ▼10 -0.12%)도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1'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EMA(유럽의약품청) 품목허가 신청 이후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FDA에도 품목허가 신청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FDA와 품목허가 신청을 위한 사전 미팅을 진행했다. HD201의 국내 독점 판권은 휴온스 (34,350원 ▲100 +0.29%)가 보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