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론(DEVELON) 1호 전기굴착기(DX20ZE)를 작동하는 모습 /사진=김도현 기자
지난 1일 경기 안산시 HD현대인프라코어 기술교육센터를 찾았다. 건설기계 운전·정비 관련 자격증과 서비스 교육이 이뤄지는 곳이다. 건설·물류 업종에서 활약하는 숙련 기능인력뿐 아니라 국가에서 추진하는 직업교육을 맡고 있다. 방문했을 당시 팔레트를 지정된 곳에 이동시키는 지게차 수업이 한창이었다. 굴착기는 실습장에 조성된 모래밭에 자리했다.
디벨론 전기굴착기와 유사한 크기의 내연기관 굴착기를 먼저 탑승해봤다. 자동차처럼 열쇠를 돌려 시동을 켰다. 디젤엔진 특유의 힘이 느껴짐과 동시에 자동차보다는 훨씬 큰 소리가 났다. 안전 레버를 풀고 조종간을 잡았다. 이어 조심스럽게 전면과 좌우에 있는 레버와 컨트롤러를 움직여봤다. 처음 운전을 배울 때가 생각났다. 엑셀·브레이크 패달감이 부족해 급출발·급정거를 반복했던 것처럼 컨트롤러에 대한 감이 없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내지 못했다. 붐과 버킷의 움직임이 끊기다 보니 굴착기가 크게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기술교육센터에 있는 1.7톤급 디벨론(DEVELON) 1호 전기굴착기(DX20ZE) /사진=김도현 기자
비교를 위해 곧바로 전기굴착기에 올랐다. 조작·사용법 등은 동일했다. 디젤엔진 특유의 굉음과 진동만 사라졌을 뿐이었다. 전기차 수준은 아니었으나 소음도 상당히 개선됐다. 중장비보다는 작은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이어 동일한 작업을 진행했다. 동급 굴착기가 아닌 까닭에 퍼내는 흙의 양이 줄고 움직임의 반경 등이 좁아졌을 뿐 조작할 때 손끝에 전해지는 감각이 같았다.
전재석 HD현대인프라코어 책임연구원은 "유럽 등을 중심으로 건설 현장에서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건설사도 ESG경영과 탄소중립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심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굴착기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그룹 내 유관 기업과 함께 2.7톤, 3.5톤, 14톤급 전기굴착기 개발 로드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한 힘이 요구돼 높은 출력이 필요하지만, 회전반경 등을 고려해 제한된 공간에 한정된 배터리만 실어야 하는 게 난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