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이사장은 '담배와 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주제로 한 담배 소송 세미나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같은 기간 성인 흡연율은 24.2%(남성 43.2%, 여성 5.7%)에서 19.3%(남녀 각각 31.3%, 6.9%)로 5% 가까이 줄었는데 관련 진료비는 2배 넘게 늘었다는 것이다. 과연 사실일까?
4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진료비가 증가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흡연과 질환에 관련한 빅데이터가 쌓이면서 연관성이 입증된 질환이 많아졌다. 2014년 진료비 집계에는 호흡기결핵, 간암, 위암 등 주요 암과 파킨슨병,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등 35개가 포함됐지만 지난해는 허벅지 뼈(대퇴골경부) 골절, 잇몸병(치주질환) 등 10개가 늘어 총 45개가 됐다. 건보공단은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와 선행연구를 통해 흡연과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된 56개 질병군을 선별하고, 이 중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과성이 확인된 질환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담배와 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주제로 열린 2023년 담배소송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3.8.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 이사장은 "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기에 담배 소송의 1심 결과가 매우 아쉽다"면서 "소송 승소와 효과적인 금연 정책 추진을 위해 전문가와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도 사법부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됐다. 공단은 "향후 1심에서 제출된 증거가 담배 소송 항소심에서 면밀히 검토되도록 재판부를 설득할 것"이라며 "이 외에도 담배회사의 내부 연구문서 등 추가적인 증거를 찾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