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대반격 나선 중에…젤렌스키, 국방장관 교체 왜?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3.09.0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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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품 횡령 의혹 관련 인사 추진…EU·NATO 가입 위한 반부패 운동 평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의회 앞에서 연설을 갖고 "만약 우크라이나가 이기지 못하면 러시아 주변의 모든 이웃들이 위협 아래 놓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의회 앞에서 연설을 갖고 "만약 우크라이나가 이기지 못하면 러시아 주변의 모든 이웃들이 위협 아래 놓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반격을 시도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방장관 교체를 결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가입을 목표로 내각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블룸버그통신 등 보도를 종합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비디오 영상을 통한 연설에서 "군부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군과 시민사회는 다른 방식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을 교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방장관을 교체하려면 의회 동의가 필요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주 내로 의회의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BBC에 따르면 레즈니코프 장관은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로 발령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유재산기금 대표인 루스템 우메로프를 신임 국방장관으로 지명했다. 우메로프 대표는 우크라이나에서 반(反)부패 운동에 앞장선 인사로, 국유재산기금 내 부패 척결에 상당한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러시아 전쟁에서는 흑해곡물 수출협정을 성사시키는 데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국방장관 교체를 두고 블룸버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고위급 내각 개혁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성사시키려면 부패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

국제투명성기구가 집계하는 부패 인식 지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부패 지수는 전세계 180개국 중 116위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이었던 억만장자 사업가 이호르 콜로모이스키를 돈 세탁 혐의로 체포하는 등 부패 척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에는 브세볼로드 크냐제프 우크라이나 대법원장이 300만 달러(40억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전시 중에 국방장관 교체를 단행한 것 역시 반부패 운동의 일환으로 보인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올해 초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30억 흐리브냐(4642억원) 규모의 군수식량 계약을 체결하면서 비용을 부풀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장관은 "양심에 비춰 깨끗하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으나, 비야체슬라프 샤포바로프 국방차관이 이 일로 사퇴하는 등 부서에 대한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BBC는 레즈니코프 장관의 경질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이며, 본인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즈니코프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른 보직을 제안하면 그에 따를 생각"이라고 주변에 말했고, 지난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다른 자리를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2일 가디언과 CNN,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을 종합하면 우크라이나 군은 최근 자포리자 인근 전장에서 러시아의 최전선 방어선을 돌파했다. 우크라이나 지휘관 올렉산드르 타르나브스키 장군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첫 번째 방어선을 구축하는 데 시간과 자원의 60%를 투입했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방어선에는 각각 20%만 투입했다"며 곧 전쟁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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