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신약 눈독들이는 K바이오 대표주자…여전히 '황금알 낳는 거위'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3.09.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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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의료AI 전문기업 셀트리온·루닛 추가 성장 이끌 신사업 낙점
셀트리온, 내년 2개 신약 후보 임상 1상 돌입…루닛, '후보물질 발굴→기술수출' 추진

항암신약 눈독들이는 K바이오 대표주자…여전히 '황금알 낳는 거위'


국내 바이오산업을 주도하는 대표주자로 꼽히는 셀트리온 (187,500원 ▼4,200 -2.19%)루닛 (38,750원 ▼1,550 -3.85%)이 공히 항암신약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사로의 변모를 꾀한다. 양사는 각각 바이오시밀러와 의료AI(인공지능) 분야에서 대표하는 기업이다. 이미 주력사업에서는 입지를 다진 상황에서 항암신약을 통해 추가 도약에 나선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3일 각 사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루닛은 최근 잇따라 신약개발 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다. 헬스케어 분야 궁극의 목표로 꼽히는 신약개발, 특히 가장 핵심 시장인 '항암신약' 공략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그룹은 '통합 셀트리온' 출범에 따른 신성장동력으로 신약개발사업을 낙점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그룹 내 상장 3사 통합 계획을 내놨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연내 마무리 한 뒤, 셀트리온제약까지 품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매출 12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이 목표다.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시장 입지가 견고한 셀트리온의 신약 사업 추진은 향후 커질 외형을 뒷받침할 추가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당장 내년부터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2개에 대한 임상 1상에 돌입한다. 여기에 신약 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적극적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 2030년 목표 매출액의 40%를 신약으로 채운다는 목표다.



의료AI 솔루션 전문기업인 루닛 역시 현재 사업을 고도화 해 신약개발 영업에 접목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회사의 현재 주력 매출원은 AI를 활용해 영상판독을 보조하는 '루닛 인사이트', 신성장동력은 AI를 활용해 치료제 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솔루션 '루닛 스코프'다.

항암 분야 맞춤형 치료물질 탐색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한 만큼, 진단과 물질 발굴을 넘어 완성 신약 영역까지 넘보겠다는 것. 기본적인 전략은 모든 항암제에 적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기술을 통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이후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수출이다. 다만 직접 개발을 통한 자체 상업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를 위해 전신 MRI와 같은 차세대 진단 솔루션과 AI가 스스로 진단하는 '자율형 AI' 개발에 착수한다. 진단과 치료를 아우르는 사업 확장을 통해 창립 20년차를 맞는 오는 2033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의 실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항암제 시장규모 2027년 498조원 전망…혁신 항암제 여전히 '황금알 낳는 거위'
항암신약 눈독들이는 K바이오 대표주자…여전히 '황금알 낳는 거위'
기존 주력사업에서 안정적 입지를 보유했던 기업들이 속속 항암제 개발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역시 '시장성'이다. 항암제는 여전히 전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적응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오는 2028년 전세계 의약품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이 전망되는 것은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다. 예상 매출액은 300억달러(약 39조6500억원) 수준으로 2위인 사노피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약 26조4300억원)를 큰 격차로 앞설 전망이다.



키트루다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매출 영향력이 여전했던 지난해에도 209억달러(약 27조6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3위 품목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장 올해부터 1위 자리에 올라 오는 2030년까지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직 정복되지 않은 질환 특성상 성장성도 여전하다. 또 다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1930억달러(약 255조원)이었던 항암제 시장 규모는 연 평균 13~16%씩 성장해 2027년 3770억달러(약 49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대부분 5% 전후 성장이 전망되는 다른 적응증에 비해 여전히 '기회의 땅'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6년 내 가장 적은 37개의 신약을 허가한 가운데 항암제는 10개의 신약이 배출되며 가장 높은 비중(27%)를 차지했다. 한국아이큐비아 역시 지난해 발간한 '항암제 시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글로벌 항암제 매출이 향후 5년 동안 6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특히 키트루다를 비롯해 BMS '옵디보', 로슈 '티센트릭',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와 같은 항암 면역관문억제제(3세대 항암제) 매출은 지속 증가할 것"이라며 "면역관문억제제 매출은 지난해 400억달러(약 52조8600억원)에서 2028년 710억달러(약 93조8000억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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