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간 벌었다…中비구이위안, 7000억원대 채권 상환 연장 승인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3.09.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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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몰린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컨트리가든(중국명 비구이위안)이 채권단으로부터 사모채권 상환 유예 승인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은 2일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 채권단이 전날 밤 진행된 투표에서 39억위안(약 7089억원) 상당의 비구이위안 사모채권에 대한 상환 유예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사모채권의 만기일은 공식적으론 2일, 휴일을 감안하면 오는 4일이다. 비구이위안은 이를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는 방안을 채권자들에게 제안했다. 이번 채무 조정안의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는 "상환 유예 결정은 비구이위안이 디폴트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며 "금융 시장과 부동산 부문 지원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발표한 중국 정부에 큰 안도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비구이위안은 앞서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와 경쟁했던 민간 부동산기업이다. 헝다가 중산층을 겨냥한 반면 비구이위안은 교육열이 높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부동산 사업을 벌여 승승장구했다. 학교와 유치원을 운영하는 계열사 브라이트 스칼라 에듀케이션그룹으로 2017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게 정점이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한 부동산 억제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토지사용권 구입과 건설자재 등의 비용 지불에 엄청난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인데 돈줄이 막혔다. 사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소비자들의 주택 구매가 끊겼고 회사 재정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비구이위안의 총부채는 1조3642억위안(약 247조9706억원)이다.

헝다와 비구이위안으로 이어지는 부동산 쇼크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다양한 부동산 부양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단기 처방을 통해 사태가 진정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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