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등판을 통해 류현진은 선발 4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6월 생애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류현진은 지난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복귀했다. 8월 8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원정부터는 18이닝 연속 무자책 행진을 이어갔고, 14일 시카고 컵스전 5이닝 2실점(0자책), 21일 신시내티 레즈전 5이닝 2실점(0자책), 27일 클리블랜드전 5이닝 3실점(2자책)으로 3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이 커브가 쿠어스필드에서는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쿠어스필드의 특성 탓이다. 해발고도 1609m의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해수면보다 공기 밀도가 18%가 낮아 같은 속도의 타구라도 더 멀리 날아간다. 일리노이 대학교의 알란 네이선 교수에 따르면 발사각도 25~30도 사이의 시속 100마일(약 160.9㎞) 타구는 해수면에서는 400피트(약 121.9m)를 날아가지만, 쿠어스필드에서는 최대 425피트(약 129.5m)를 비행한다.


더욱이 류현진의 커브 구속은 평균 시속 70마일(약 112.7㎞)에 불과하기 때문에 최대한 던지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충격의 7실점으로부터 약 한 달 뒤 류현진은 볼 배합을 완전히 바꿔 쿠어스등판 마운드에 다시 올랐다. 2019년 8월 1일 등판한 류현진은 커터 30개, 체인지업 21개, 포심 패스트볼 10개, 싱커 9개, 슬라이더 7개, 커브 3개로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의 비중을 확 줄인 투구를 선보였고 6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장타를 맞기 쉬운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를 봉인한 결과로 이 경기를 끝으로 류현진은 약 4년간 쿠어스필드를 방문하지 않았다.
4년이 흘렀으나, 쿠어스필드는 여전하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쿠어스필드의 파크팩터는 111로 리그 평균(100)보다 많은 점수가 나는 최고의 타자 친화 구장이었다. 2021년 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최고의 홈런 타자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떠난 후 콜로라도 타선이 약해진 탓에 홈런 팩터는 108(리그 9위)로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외야가 펜스 길이 좌 106m, 중앙 126m, 우 107m로 드넓은 탓에 여전히 많은 장타가 나와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명성은 유지 중이다.
류현진의 통산 쿠어스필드 전적은 6경기(26⅔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7.09로 좋지 못하다. 하지만 어깨 관절와순 수술 후 돌아온 뒤 바뀐 몸과 밸런스에 적응하며 진화를 거듭한 류현진이었기에 주무기로 거듭난 커브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상대 투수는 KBO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크리스 플렉센이다. 2020년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던 플렉센은 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를 통해 빅리그로 복귀했다. 시애틀에서 첫 2년간 팀의 3선발 역할을 했지만, 올해 17경기 평균자책점 7.71의 부진 끝에 방출됐고 콜로라도로 팀을 옮겨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87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