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7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4000억원 덜 걷혔다. 세수 진도율(연간 목표치 대비 실제 걷은 세수 비율)은 54.3%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다.
하반기 세수 성적표를 가를 최대 변수는 법인세다. 통상 기업들은 전년도 사업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이듬해 3월 말까지 국세청에 신고·납부한다. 그 사이 상반기 소득에 대해선 중간예납이라는 중간정산 절차를 거친다. 가령 올해분 법인세를 내년에 한번에 다 내는 게 아니라 올해 8월에 일부 내는 것이다.
박금철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속속 발표 됐는데 전년 대비 안 좋기 때문에 (예년과 달리) 가결산을 많이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작년 대비 올 하반기에 걷히는 법인세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올해 세수 40조원 이상의 세수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내년도 예산안 상세브리핑에서 "현재 약 40조원 수준의 세수감이 일어나고 있고 (세수 부족 규모는) 시간이 지나면 그것보다 조금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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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4년도 예산안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4.8.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기업실적 둔화에 따라 법인세가 저조하게 걷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도 법인세가 올해 예산보다 26%(27조3000억원) 적은 77조7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봤다. 부동산 거래가 줄고 자산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양도소득세(22조4000억원)도 7조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의 올해 세수 추계가 정확하지 않은 가운데 편성된 내년 세입 예산안의 신뢰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정책관은 "내년 세입예산을 짤 때 어떤 세목은 올해 세수가 중요한 베이스로 작용하고 또 어떤 거는 내년 거시상황 변수 자체가 중요한 세목도 있다"며 "내년도 세입 예산안을 짤 때는 모든 정보를 동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