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장한 루닛도 증자…의료AI 기업들 자금조달 '러시'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3.08.3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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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2018억 규모 증자, R&D 및 해외 자회사 출자 목적
딥노이드, 노을 등도 증자 대열 가세
뷰노, 제이엘케이 등도 적자지속 등 부담 가중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6배 오른 의료AI(인공지능) 솔루션 업체 루닛 (43,900원 ▲1,950 +4.65%)이 2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증자를 진행한다. 상장한지 1년여 정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대규모 증자라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딥노이드 (5,510원 ▲270 +5.15%), 노을 (2,020원 ▲117 +6.15%) 등 여타 의료 AI기업들도 증자를 진행 중이다. 올해 들어 AI 이슈로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지난해 말 대비 급등한 상황에서 여타 의료AI 종목들에서도 증자가 잇따를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I 기술을 활용한 암진단 보조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루닛은 지난 23일 운영자금, 해외법인 출자, 타법인 취득 등 목적으로 201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루닛은 지난해 7월 상장 당시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365억원을 조달한 바 있는데 불과 13개월만에 5.5배에 이르는 자금을 또 조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작년 상장한 루닛도 증자…의료AI 기업들 자금조달 '러시'
대개 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희석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주가에는 악재로 여겨지지만 현재까지는 주가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자 발표 전일 주가 대비 최근 5거래일간 20% 이상 올랐다.

또 다른 의료AI 기업인 딥노이드도 17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증자 공시 후 증권신고서 발행 등 절차를 거쳐 올 10월 신주가 상장된다. 딥노이드는 증자 자금을 장비·데이터 취득 및 R&D(연구개발) 등 비용에 쓸 예정이다. 딥노이드 역시 증자 공시 직후에는 주가가 급락했으나 이내 반등세로 돌아서며 증자 공시 직전일 대비 2배 수준까지 올랐다. 이같은 상승세라면 증자로 조달할 자금의 규모도 더 커질 전망이다.



AI 기반 혈액·암 진단 플랫폼 운영사인 노을도 7월 초 22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바 있다. 차세대 진단 플랫폼 개발 등을 위한 R&D와 관련 원재료 매입, 차입금 상환 등에 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다만 노을의 주가는 증자 발표 직후 거래일에 하한가로 추락한 후 일정 수준 반등하긴 했으나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악재성 정보로 여겨지는 증자임에도 되레 루닛, 딥노이드 등의 주가가 오른 것은 자금확충 후 성장 스토리에 투자자들이 높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루닛, 딥노이드, 노을 모두 여전히 적자 상태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수익성 개선의 기반인 매출이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작년 상장한 루닛도 증자…의료AI 기업들 자금조달 '러시'
한편 의료AI 기업들의 증자가 잇따르며 여타 의료AI 기업들 역시 지분희석을 초래하는 대규모 증자나 주식관련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한 뷰노 (34,750원 ▲1,900 +5.78%), 제이엘케이 (12,950원 ▲950 +7.92%) 등 종목들은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적 부진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뷰노는 올 상반기 48억원의 매출에 101억원의 영업손실을, 제이엘케이는 12억원의 매출에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지속되는 구조다. 뷰노의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의 규모는 지난해 말 198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120억원으로 줄었다. 제이엘케이 정도만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규모가 소폭이나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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