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오미 라오 판사는 "SEC는 유사 상품과 다른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며 "그레이스케일 신청을 반려한 것은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 상장을 승인한 상황에서 현물 ETF만 반려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레이스케일의 승소 사실이 알려지자 주요 가상자산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가상자산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날보다 5.8% 오른 2만761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2일 만에 2만7000달러를 회복했다. 이더리움은 4%, 바이낸스코인 3%, 리플 3% 등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들도 오름세다.
이날 나스닥에서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전날보다 15% 오른 84.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코인베이스 주가가 10% 넘게 오른 건 지난달 13일(24.5%) 이후 48일 만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매우 높아져"… 대형 자금 유입 기대

SEC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포함해 8건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이 접수돼 있다. SEC는 이달 11일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신청한 건에 대해 대중 의견을 청취하겠다며 상장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 오는 9월 2일 답변 기한이 도래하는 블랙록 건에 대해서도 답변을 보류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이뤄지면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대형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트코인 가격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인 동시에 주식, 퇴직연금 등으로 운영되는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글로벌 ETF 전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와 에릭 발추나스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시 자금 유입 규모를 300억달러(약 40조원)로 예측한 바 있다. SEC가 리플 증권성, 비트코인 현물 ETF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한 결과이기 때문에 가상자산 규제 리스크 완화도 기대할 수 있다.
정석문 코빗리서치센터 센터장은 "이번 승소는 SEC가 비트코인 ETF 현물, 선물 시장을 구분 짓는 논리가 불충분한 점을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