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장관, 中총리·부총리와 잇단 회동…"디커플링 아닌 협력 원한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8.2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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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몬도 장관, '中 경제참모' 리창·허리평과 회담…
"美 국가안보 중시하나 中과의 탈동조화는 없어",
"미·중, 글로벌 강대국으로서 세계를 위해 협력해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과 리창 중국 총리(오른쪽)가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과 리창 중국 총리(오른쪽)가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경제참모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허리펑 경제부총리를 연이어 만나 미국이 국가안보를 중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인공지능(AI) 등 국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협력하기는 희망한다고 밝혔다.

29일 로이터·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 총리와 허 부총리와 만나 미국이 중국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리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기후변화, AI, 펜타닐 위기 등 전 세계가 우려하는 분야가 있다"며 "미국은 모든 인류를 위해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두 글로벌 강대국으로서 중국과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는 우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몬도 장관은 또 미국이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7000억달러(약 927조1500억원) 규모의 상업적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이런 관계자 양국 관계 전반에 안정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리 총리와 회담하기 전 허 부총리와 만남에서도 미·중 상업(무역) 관계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 중 하나"라고 표현하며 양국 간 무역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미·중 무역)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것은 양국은 물론 전 세계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지나 라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FPBBNews=뉴스1지나 라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FPBBNews=뉴스1
러몬도 장관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데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미국은 중국 경제를 억제하려 하지 않는다"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 부총리는 중국이 "경제적 합의 유지와 협력 강화를 위해 새롭고 긍정적인 노력을 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지난 27일 밤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은 러몬도 장관은 방중 이튿날부터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을 비롯해 후허핑 문화여유부 부장 등 중국 주요 관리들을 연이어 만나며 미·중 갈등 관리에 나섰다. 특히 전날에는 왕 부장과 회담 후 양국 상무부 간 새로운 소통 채널인 차관급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이날 중국 상무부에서 첫 회의를 열기도 했다. 새로운 실무그룹은 매년 두 차례 차관급으로 이뤄질 예정이고, 미국에서의 첫 회의는 내년 초에 개최될 예정이다.

29일 후 부장과 회담에선 오는 2024년 상반기에 중국에서 제14차 중·미 관광 리더십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미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관광 리더십 정상회담 개최) 조치는 양국 간 관광 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관광 리더십 정상회담은 매년 양국을 번갈아 가며 개최됐지만, 지난 2019년 시애틀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한편 러몬도 장관은 이날 오후 중국 경제도시 상하이로 이동해 관련 일정을 소화한 뒤 30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 건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3개월 사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에 이은 4번째 미국 고위급 인사의 방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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