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8.29.](https://thumb.mt.co.kr/06/2023/08/2023082914062457967_1.jpg/dims/optimize/)
29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비공개 시간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는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한-소 수교 이후에 많은 것이 드러나고 있지 않으냐며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활동 이력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대적관을 가지고 군 간부를 양성하는 곳(육사)이 아닌 독립기념관 등 다른 적재적소에 이전하는 게 왜 잘못됐다고 하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칙, 즉 옳고 그름에 관한 문제인 만큼 정치적 손해를 보더라도 돌파해야한다는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무적으로 내일 모레가 선거(내년 총선)고 시기적으로 역사논쟁으로 가는 게 맞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다. 차라리 얘기 안 꺼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한다"며 "정무적 판단으로는 (얘기 안 꺼내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것을 가만히 놔두는 것이 옳으냐.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면 (윤석열 정부에서)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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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을 포함한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흉상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2023.08.28.](https://thumb.mt.co.kr/06/2023/08/2023082914062457967_2.jpg/dims/optimize/)
한편 국방부는 육사 내 흉상 이전 계획을 수정해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의 흉상도 이전 대상이다. 당초 육사 충무관 앞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 모두가 이전 대상이었다.
홍범도 장군은 청산리 대첩 등에서 활동한 무장투쟁 독립운동가로서 1962년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에 건국훈장을 받았고 2021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최고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에 또다시 추서됐다.
그러나 공산주의 활동 이력으로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논란도 계속됐다. 공산주의 세력 등이 개입된 독립군 내 분파 간 유혈 충돌로 대규모 사상자를 냈던 1921년 자유시 참변 때 러시아 공산 세력에 협조함으로써 독립군들을 처벌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블라디미르 레닌을 만나 권총까지 선물 받았던 홍범도 장군은 1927년에 소련 공산당에 정식 가입하고 말년을 소련에서 보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육사는 전쟁에 임하고 주적을 분명히 하고 대적관이 확실해야 하는 곳"이라며 "육사 생도의 정훈교육이 중요한 이유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는 생도들에게는 확고한 안보관, 국가관, 역사관이 제공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역대 대통령들이 인정한 만큼 독립운동가로서 홍범도 장군의 업적은 기릴 수 있겠지만 적어도 육사에 전시할 수는 없는 인물이라는 게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