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분 인버스 ETF?"...2차전지·빅테크 7까지 '하락 베팅' 줄줄이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3.08.2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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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분 인버스 ETF?"...2차전지·빅테크 7까지 '하락 베팅' 줄줄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특정 산업군에 대한 인버스(역방향) ETF(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속속 준비하고 있다. 올해 상승장을 주도했던 국내 2차전지와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인버스 ETF 상장 일정이 다가오자 투자자는 물론 다른 경쟁사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다음달 중순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ETF를 출시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9월 중 'ACE 미국빅테크TOP7Plus인버스(합성)'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ETF는 아이셀렉트(iSelect) 2차전지 지수 구성종목 중 유동시가총액 상위 10종목에 역방향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ACE 미국빅테크TOP7Plus인버스(합성)' ETF는 미국 빅테크 기업 중 시총 상위 7종목(매그니피센트 7)에 집중 투자한다. 상위 7종목에 95%, 나머지 3종목에 5%의 비중을 두는데 인버스 ETF니 10종목의 수익률을 거꾸로 추종하는 셈이다.

KB운용과 한투운용은 모두 올해 상승장을 주도한 산업군에 대한 인버스 ETF를 출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인버스 출시는 향후 주가 변동성을 모두 대비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한다.



KB운용 관계자는 "2차전지는 당연히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좋은 산업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그동안 2차전지를 헷지하는 수단이 사실상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3,590원 ▲15 +0.42%)' ETF뿐이었는데 2차전지 하락장에서 제대로 헷지할 수 있는 트레이딩 수단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B운용은 인버스만 내는 게 아니라 정방향 상품인 'KBSTAR 2차전지TOP10' ETF도 동시 출시한다. 한투운용 역시 동일한 기초지수에 대한 정방향 상품인 'ACE 미국빅테크TOP7Plus'와 기초지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ACE 미국빅테크TOP7Plus 레버리지(합성)' ETF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도 "3종의 ETF 상장을 통해 빅테크 관련주 상승 및 하락을 모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상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는 ETF 21종과 ETN(상장지수증권) 17종 총 38종의 인버스 상품이 상장됐다. 다만 이는 모두 지수, 채권, 원자재 등에 대한 인버스일 뿐 특정 섹터나 산업군에 대한 인버스는 국내 상장 사례가 없었다. KB운용과 한투운용의 인버스 ETF 출시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를 계기로 해당 산업군 투심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올해 개미 수요를 등에 업고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인 2차전지 인버스 ETF를 향해선 일부 투자자들은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다. 심지어 2차전지 인버스 ETF가 공매도를 조장한다며 KB금융그룹 전체를 향한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반응까지 보인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일제히 특정 섹터에 대한 인버스 ETF 출시를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ETF 운용역은 "2차전지 인버스 ETF가 출시되면 구조적으로 ETF 개인 매수가 들어오는 만큼 2차전지 종목 수급에 공매도가 진행되기 때문에 2차전지 섹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투자자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2차전지 투자자 입장에선 당연히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2차전지 주가가 폭등할 때 2차전지 인버스 ETF 출시를 생각하지 않은 국내 운용사가 과연 있을까 싶다"며 "만약 이번에 나오는 인버스 상품이 잘된다면 다른 운용사에서도 조금씩 생각을 달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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