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지주 수익 대부분이 은행에서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자수익 비중이 큰 은행 의존도가 높다 보니 5대 금융지주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올해 상반기 26%에 그쳤다. 특히 최근 5년간(2018~2022년)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12% 수준으로 미국 은행(30.1%)보다 크게 떨어진다. 금융권이 '이자장사'로 돈을 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과 비금융산업의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 다양한 사업모델로 수익 다각화를 노려야 하지만 금산분리 규제에 묶인 상태다. 플랫폼 기술이 금융과 비금융에 함께 쓰이지만 금융업만 제한이 많다. 반대로 비금융사업자는 선불충전서비스 등으로 이미 금융업을 넘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 저하까지 우려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슈퍼앱을 만들어도 현재 상황에서는 반쪽짜리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쇼핑, 포인트, 금융상품 추천 등과 연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은 △금융회사의 자회사 투자범위 △금융회사의 부수업무 범위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금융당국에 건의했다. 금융회사의 자회사 투자 허용 기준을 금융업 관련 업종 외에 금융회사 업무 효율성과 서비스 고도화에 기여하는지 여부 등으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꾸린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첫 논의과제로 올릴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오는 28일 예상됐던 규제 완화 방안 발표가 연기됐다. 일부에서는 연내 추진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비이자수익을 강조하면서 그 방법을 풀어주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업계는 이자장사 비판에 막대한 상생금융 방안도 내놓은 상태다. 벤처·스타트업계에서는 금산분리 완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 등을 기대했지만 어렵게 됐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비금융자회사 투자 등이 규제 혁신의 핵심"이라며 "지분 투자 확대를 해주지 않으면 사실 아무것도 안 해주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