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메타버스 ETF 50% 오를 때 K메타버스는 찔끔…AI가 갈랐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8.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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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메타버스는 테크 투자 중심…챗GPT 수혜 입어

올해 메타버스 ETF 수익률 현황/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올해 메타버스 ETF 수익률 현황/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


해외 메타버스 ETF(상장지수펀드)가 올해 들어 최고 5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 메타버스 ETF는 5~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챗GPT 등장 이후 해외 메타버스 ETF가 투자하는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등의 주가가 상승했지만, 콘텐츠 주로 구성된 국내 메타버스 ETF들은 관련 수혜를 받지 못해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 (11,410원 ▲195 +1.74%)' ETF의 올해 수익률은 51.82%를 기록했다.



또 다른 해외 메타버스 ETF인 'HANARO 미국메타버스iSelect (12,850원 ▼5 -0.04%)'와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 (10,505원 ▲340 +3.34%)' ETF의 수익률은 각각 47.88%와 46.67%로 집계됐다.

이외에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수익률 39.32%)', 'SOL 한국형글로벌플랫폼&메타버스액티브(32.31%)',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30.61%)' ETF 모두 3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메타버스 ETF는 해외 메타버스 ETF 대비 아쉬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TIGER Fn메타버스' ETF의 수익률은 10.65%로 두자릿수였으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6.25%), 'HANARO Fn K-메타버스MZ'(5.34%), 'KBSTAR iSelect메타버스'(5.17%) ETF의 수익률은 5~6%에 불과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해외와 국내 메타버스 ETF가 투자하는 기업의 특성 차이로 인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해외 메타버스 ETF의 경우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로 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ACE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 ETF를 운용하는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수석은 "ETF 기획 단계부터 메타버스 산업의 뿌리가 되는 테크기업에 대한 비중을 60% 이상 높게 유지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AMD,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마벨테크놀로지 등 테크 인프라 종목들이 수익률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국내 메타버스 ETF의 경우 JYP Ent. (66,700원 ▲100 +0.15%), 하이브 (201,500원 ▼10,500 -4.95%), 펄어비스 (30,750원 ▲150 +0.49%), 크래프톤 (229,500원 ▲4,000 +1.77%), NAVER (181,500원 ▼1,200 -0.66%)등 엔터테인먼트, 게임, 드라마 제작사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아직 국내 업체들의 메타버스 관련 기술이 초기 단계인 만큼 하드웨어보다는 콘텐츠에 집중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챗GPT의 등장으로 AI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상대적으로 국내 게임주 등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해외 메타버스 ETF와 국내 메타버스 ETF 사이에 수익률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팀장은 "챗 GPT 등장 이후 AI나 로봇 등과 연계가 큰 반도체 등으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했다"며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나 애플, 브로드컴, 아마존, 알파벳 등 기술과 빅데이터를 보유한 글로벌 굴지의 빅테크 기업들이 주로 포함된 글로벌메타버스 상품은 동반 수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국내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은 플랫폼이나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며 "개별 기업들의 상승 동력 부재, 개별 이슈도 상대적 성과 부진으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게임주들은 신작 부진과 실적 악화 등으로 올해 하락세다. 게임주 시가총액 1위인 크래프톤 (229,500원 ▲4,000 +1.77%)은 올해 7.68% 미끄러졌다. 엔씨소프트 (171,200원 ▼1,300 -0.75%), 넷마블 (53,300원 ▲200 +0.38%), 컴투스 (38,700원 0.00%)는 각각 44.87%, 29.55%, 21.31%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선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2팀장은 "내년에 출시될 애플의 비전프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비전 프로가 시장의 시선을 끌게 된다면 관련 디스플레이, 게임 엔진 등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주목받으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팀장은 "메타버스의 경우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기업 간 기술력 차이 등에 따라 성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기술주 전반의 성장과 더불어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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