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회사 이름 잘못썼다" 자소서 치명적 실수...플랫폼이 잡는다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2023.08.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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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이력 적으면 500자, 1000자 자소서 '뚝딱'
어색한 문장 많지만...자소서 첫줄 막막한 구직자에 도움될듯
구인·구직 플랫폼 경쟁 치열...서비스 갈수록 발전

자기소개서 문항을 쓰고 내용으로 넣을 경력과 이력을 입력했더니 챗GPT가 1000자 자소서를 써줬다. 바로 제출하기에 불필요한 문장도 있고 표현도 어색하지만, 쓸말이 많아도 자소서 글 한편을 쓰기 어려워하는 구직자는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사진=사람인 챗GPT 자기소개서 초안 생성 서비스 화면 갈무리.자기소개서 문항을 쓰고 내용으로 넣을 경력과 이력을 입력했더니 챗GPT가 1000자 자소서를 써줬다. 바로 제출하기에 불필요한 문장도 있고 표현도 어색하지만, 쓸말이 많아도 자소서 글 한편을 쓰기 어려워하는 구직자는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사진=사람인 챗GPT 자기소개서 초안 생성 서비스 화면 갈무리.


자기소개서에 쓸 말은 많은데 글 한편에 어떻게 녹일지, 첫 문장은 뭐라 쓸지 막막한 구직자에 큰 도움을 줄 서비스가 나왔다. 사람인 AI 서비스는 자소서 초안을 써주고, 기업 이름을 잘못 적는 등 실수를 바로 잡아준다. 구인·구직 플랫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서비스가 고도화하고 있다.

27일 채용 업계에 따르면 사람인은 이달부터 무료로 챗GPT 자기소개서 초고 작성 서비스를 하고 있다. 자소서 문항을 넣고 경험과 이력을 100자 남짓 입력하면 500자 내지 1000자 자소서를 생성형 AI(인공지능) 챗GPT가 써주는 서비스다.



챗GPT가 초고를 쓰는 데 30초 남짓 걸린다. 기업에 바로 제출할 정도의 퀄리티는 아니다. 기자가 본지 수습기자로 다시 지원한다고 가정하고 '지원 동기' 초고를 받아봤는데 첫 문장이 쓰나마나한 "머니투데이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소개드리겠습니다"였다. 본문에 어색한 문장이 많았다.

그래도 받아볼만은 했다. 경험과 이력이 있어도 이를 자소서에 풀어내는 것은 다른 문제인데, 챗GPT는 어색해도 어쨌든 완결된 글 한편을 써줬다. 구직자가 쓰지 않은 문장들을 알아서 만들어냈다. 기자는 자소서에 쓸 경험과 이력으로 △탈북 중학생 멘토링 △수제맥주 데이터 분석을 썼는데, 챗GPT가 멘토링에 관해서는 "탈북민은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학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탈북민의 이야기를 전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문장을 만들었고, 데이터 분석에 관해서는 "기자로서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통계 분석으로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썼다.



자소서는 네 문단이었다. 챗GPT가 첫문단과 마지막 문단은 서론과 결론으로 할애해 글의 구성도 완성했다. 적지 않은 구직자가 자소서에 쓸 내용은 많아도 막상 글로 쓰려니 막막해 긴 시간을 들여도 '아직 한 글자도 못 썼다'는 경우들이 있는데 사람인에서 자소서를 작성하면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초고를 받고 나서는 AI 자소서 코칭, 면접 코칭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인은 그동안 쌓인 자소서 데이터, 컨설팅 자료, 논문 등으로 AI를 개발했는데, 자소서 속에 가령 "회사의 미래의 모습"이란 문장이 있으면 "'의'를 연달아 2번 쓰면 부자연스럽다"고 코칭해준다. '미래 회사의 모습'이라 쓰라는 것이다. 사람인은 AI 면접 코칭 서비스도 한다. AI가 자소서를 보고 면접 예상 질문을 생성해준다. '이런 질문도 가능하구나'할만한 송곳 질문은 없다. 하지만 자소서에 쓴 경험에 관해 더 깊게 생각할 기회는 된다.
사람인은 AI 면접 코칭 서비스를 한다. AI가 자기소개서를 읽고 면접 예상 질문을 뽑아주는 서비스다. 송곳 질문은 없지만 자기소개서에 쓴 경력과 이력을 두고 깊게 고민할 기회는 된다./사진=사람인 AI 면접 코칭 서비스 화면 갈무리. 사람인은 AI 면접 코칭 서비스를 한다. AI가 자기소개서를 읽고 면접 예상 질문을 뽑아주는 서비스다. 송곳 질문은 없지만 자기소개서에 쓴 경력과 이력을 두고 깊게 고민할 기회는 된다./사진=사람인 AI 면접 코칭 서비스 화면 갈무리.
예전에는 기업들이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입사원서를 받고, 지금은 자체 홈페이지를 개설해 지원을 받지만 과거보다 사람인과 잡코리아 같은 구인·구직 플랫폼에 채용 공고도 올리고, 입사 원서도 플랫폼을 통해 접수받는 기업이 늘고 있다. 상반기, 하반기 채용 시즌이 되면 구직자가 하루에 지원하는 기업도 많게는 대여섯곳씩 된다. 같은 글감을 돌려써 여러 기업에 지원하다 보면 기업 이름을 틀리게 써내는 치명적 실수도 발생하곤 하는데, 사람인은 글 한편 안에 기업 이름이 여러개 적혀 있거나 문항과 본문 속 기업 이름이 다르면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띄워준다.

요즘은 사람인에서 '스카우팅'도 활발해 무경력자, 경력자 모두 이력서를 등록하고 공개해놓는데 과거에는 경력 사항을 하나씩 입력해야 했다면 이제는 건강보험공단에서 경력 정보를 빠르게 불러올 수 있어 클릭 한번에 입사 시기, 퇴사 시기, 재직 중인지를 입력할 수 있다. 입력하면 AI매치를 통해 '높은 확률로 매칭될 공고'를 추천받을 수 있다.


잡코리아는 구인 기업이 자소서 표절률, 표절문장을 찾을 때 도움을 받을 AI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구직자를 위한 AI 서비스는 아직 개발 중이다.

구인·구직 플랫폼들이 AI를 활용하거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은 '경쟁'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채용 시장은 쪼그라드는데 경쟁 플랫폼이 늘고 있다. 특히 개발자 전용 등 버티컬 채용 서비스가 꾸준히 생긴다. 사람인은 교육 서비스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구직자, 경력자들이 교육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헤드헌팅 기업들과 업무협약도 맺어 경력자와 기업 연결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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