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동결 시술의 권장 대상은 따로 있다. △유전적 영향 등 요인으로 조기 폐경 징후가 나타난 경우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 사회활동으로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는 경우 △건강할 때 난자를 얼렸다가 후에 임신하고 싶을 때 사용하기를 원하는 미혼 여성이 대표적이다.
남성에서도 고환암·후복막암·대장암 등으로 치료받을 때 정자를 생산하는 고환이 손상당할 것을 대비해 항암치료 전 정자를 미리 냉동 보관하는 게 권장된다.
미혼 여성이 과배란을 유도해 얻은 난자를 얼린 후 결혼하면 임신을 원할 때 정자와 수정해 만든 배아를 자궁 내 이식하는 수술을 받을 수 있다. /그림=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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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배란 유도 주사제 투여를 마치고 2일 후 난자 채취 시술을 시행해 난자를 몸 밖으로 꺼낸다. 이때 의사가 질 초음파를 보면서 난자 채취용 바늘을 이용해 난소에서 난포를 빨아들인다. 수면 마취 하에 실시해 채취할 때 통증을 느끼지 않으며, 시술 시간은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렇게 채취한 난포(난자 든 주머니)에서 난자를 빼낸 후 수분 빼고 동결억제제를 넣은 다음 영하 196도에 얼려 보관한다.
난자를 얼리려는 여성의 과배란 유도제 투여 스케줄. /그림=차병원
이렇게 얻어낸 남성의 정액은 평균 2㎖ 이상이다. 정액 1㎖에 정자 2000만 마리 넘게 들어 있다. 병원 난임센터에선 정액량에 따라 최대 4개 바이엘(vial·정액 보관용기)에 나눠 담은 후 정액 검사를 통해 정자의 숫자·운동성·모양 및 염증 여부를 확인한 후 정자를 영하 196도에서 냉동 보관한다. 오진규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언젠가 아기를 가질 계획이 있는 30대 후반 또는 40대 이상 중년 남성이라면 정자 보관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권장했다.
난자를 얼렸다가 임신을 계획할 때 꺼내 해동하는 과정 /그림=차병원
서울시는 서울시에 6개월 이상 거주한 20~49세 여성 300명에게 난자 동결 시술 비용의 50%(최대 200만원)를 생애 1회 지원할 예정이다. 내달 1일부터 '몽땅정보 만능키'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보관료, 입원료, 난자 채취와 상관없는 검사비는 제외된다. 일부는 소득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 난소기능 검사 점수가 일부 적용된다.
차병원그룹 차병원의 경우 △난자 채취 비용은 250만~350만원(첫해 난자 보관 비용 포함) △난자 보관 비용은 30만원(1년) △정자 보관 비용은 30만~45만원(1년)으로 책정됐다. 가천대 길병원의 경우 △난자 첫해 350만~400만원(동결 비용 50만~80만원 포함) △보관 연장 비용 11만5000원 △정자 보관 비용 34만~70만원(1년) 등이다.
신 교수는 "최근에는 난자를 얼리는 것뿐 아니라 해동 기술력도 좋아져 냉동된 난자를 해동하면 생존율이 90%일 정도로 발전했다"며 "질환이 있는 여성은 물론 35세 전후의 여성이라면 난자 동결에 대해 병원에서 상담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