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탓에 삼성SDS의 실적은 계열사 실적에 영향을 받기 십상이다. 올해 들어 삼성SDS의 물류 사업 실적이 하락한 이유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삼성전자의 매출이 줄었고 코로나19(COVID-19) 완화로 물류 비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SI 대기업 중 대외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LG CNS의 내부거래 비중은 약 58%고 낮은 편이다. LG CNS는 AWS(아마존웹서비스), MS(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해외 빅테크 기업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등 통합 MSP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팩토리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이 DX(디지털전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라는 판단에서다. 산업계에서 AI나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대외고객을 늘리기에 최적의 사업으로 보고 있다.
SK C&C는 SI 사업 부분만 별도로 내부거래 비중을 공시하지 않지만 대략 5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SK C&C는 과거 높은 내부거래 비중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았던 만큼 기존 매출구조를 바꾸기 위해 대외고객 확보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SK C&C는 지난 7월 디지털 컨설팅 전문 자회사 애커튼 파트너스를 출범시켰다. SK C&C는 애커튼 파트너스를 통해 고객사가 원하는 솔루션을 파악하고 최적화된 DX 방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 클라우드와 함께 한국형 기업용 초대규모 AI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격히 오른 포스코DX는 내부거래 비중 과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그룹의 2차 전지 소재 생산을 위한 공장에 자동화 서비스,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등을 공급하는 포스코DX는 지난해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83%에 달했다. 포스코DX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물류센터 자동화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수하물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해온 노하우와 기술을 기반으로 택배사, 온라인 쇼핑몰 물류센터 등을 대상으로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또 AI, 물류로봇 기술을 고도화시켜 대외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
지난해 약 76%의 내부거래 비중을 기록한 CJ올리브네트웍스도 대외사업 확대에 열심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업계 최초로 이음 5G 특화망을 물류센터에 적용시키는 등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 LG CNS 컨소시엄에 들어가 세종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공공사업 수주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SI 기업들이 예전에는 그룹사 전산망을 구축하고 시스템 운영만 해도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내부거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고 글로벌 경기의 영향으로 그룹사 실적이 들쭉날쭉해지면서 최근에는 자체 사업을 영위하려는 분위기"라며 "최근 생성형 AI 등 신기술이 나오면서 SI 기업들 간 고객 확보 경쟁이 더욱 심해진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