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결과 공개한다"…30년 진행된다는 오염수 방류 어떤 식으로?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3.08.2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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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염수 200톤(t)을 내보내며 시작된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일본은 정화 처리를 거쳤다는 이유에서 '처리수'라고 부름)의 해양 방류는 30년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인근 해역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를 실시간으로 분석, 공개하는 한편 문제 발생시 해양 방류를 일시 중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우려를 완전히 씻지는 못한 상황이다.

24일 오전 오염수 해양방류 개시를 앞둔 후쿠시마 원전의 전경./로이터=뉴스1(요미우리 제공)24일 오전 오염수 해양방류 개시를 앞둔 후쿠시마 원전의 전경./로이터=뉴스1(요미우리 제공)


올해 오염수 3만1200톤 방류, 삼중수소 5조 베크렐 바다로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은 이날부터 진행될 17일간의 1차 방류를 포함해 올해 4차례 방류를 진행, 오염수 3만1200톤을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1차 방류 기간에는 오염수 7800톤이 바다로 내보내진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2051년 방류 완료를 목표로 매년 방류량 계획을 책정할 방침이다. 지난 17일 기준 134만4749톤의 오염수가 저장돼 있지만, 새로 오염수가 계속 유입되는 중이어서 연 방류량은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올해 계획대로라면 논란이 된 삼중수소는 5조 베크렐이 연내 바다로 유입된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1톤에 해수 1200톤을 섞어 삼중수소 농도를 희석시킨 뒤, 수심 12m에 1㎞ 길이로 설치된 해저터널을 통해 바다로 흘려보낸다.



주목되는 부분은 안전이다. 도쿄전력 자체 기준치로 1리터당 삼중수소 1500베크렐 미만을 삼는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방류되는 오염수의 농도는 1리터당 최대 63베크렐로 측정됐다.

또한 이날 도쿄전력은 첫 번째 '해수 샘플' 채취를 위해 오후 3시에 측정선을 보냈으며, 향후 1개월간은 매일 샘플을 채취해 분석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원전 기준 3km 인근에서 리터당 700베크렐 이상, 10km 인근에서 리터당 30베크렐 이상 삼중수소가 검출되면 방류가 중단된다. 같은 지점에서 각 리터당 350베크렐 이상, 리터당 20베크렐 이상 삼중수소가 검출되면 조사 단계에 돌입한다. 시설 점검과 모니터링 강화 절차가 진행된다. 또한 도쿄전력은 진도 5 이상의 지진이나 해일주의보 등 변수가 생길 때에도 해양방류를 정지한다.



도쿄전력은 '처리수 포털사이트'를 통해 삼중수소 신속 측정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어, 중국어로도 내용을 공개한다. '트리튬(삼중수소) 신속 측정 분석 결과'를 통해서는 원전 기준 3km 인근, 10km 인근 해역 삼중수소 농도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해양방류 항만시설 내 10개 지점 △시설 인근 2km 내 해역 10개 지점 △시설 인근 20km 내 해역 20개 지점△시설 인근 20km 외 해역 9개 지점의 방사성 핵종 측정치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삼중수소뿐 아니라 세슘137, 세슘134의 측정치도 제공된다. 또 후쿠시마 원전을 기준으로 20km 내 해역 11개 지점에서 채취한 어류 샘플, 2km 내 해역에서 채취한 해조류 샘플을 기준으로 측정한 방사성 수치도 그래프로 제공될 예정이다.

도쿄전력이 개설한 처리수포털사이트의 '해역모니터링결과' 페이지. 이곳에서 측정지점별 삼중수소, 세슘137, 세슘134 등 방사성핵종 농도와 인근 해역 삼중수소 신속 측정 분석 결과를 한국어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도쿄전력 처리수포털사이트 화면 캡처도쿄전력이 개설한 처리수포털사이트의 '해역모니터링결과' 페이지. 이곳에서 측정지점별 삼중수소, 세슘137, 세슘134 등 방사성핵종 농도와 인근 해역 삼중수소 신속 측정 분석 결과를 한국어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도쿄전력 처리수포털사이트 화면 캡처
IAEA "실시간 모니터링 데이터 제공하겠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재차 안전을 강조했다. 이날 IAEA는 "IAEA 팀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다년간의 안전성 검토 과정의 하나로 방류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며 "(IAEA 전문가들은) 방류와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일본이 국제 안전 표준을 적용(준수)하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현장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본 방류 관련 실시간 데이터 공개할 웹페이지를 개설한다고 밝히고, 지난 22일 일본 정부의 방류 개시일 발표 이후 채취한 오염수 샘플의 삼중수소 농도는 도쿄전력 자체 기준치에 크게 못미쳤다고도 했다.


한국 정부는 2주에 한번씩 전문가를 후쿠시마에 설치된 IAEA 현장사무소로 보내 상황을 살피는 한편 핫라인을 통해 일본과 정보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IAEA는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데이터를 포함, 국제사회가 열람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도 "한국과 IAEA간 정보공유체계를 확립하기로 합의했다"며 "한국에 정기적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류 개시 직후 일본 자영업자와 어업계에선 우려가 이어졌다. NHK는 방류개시 발표 직후 "손님보다 어획량이 줄까봐 걱정이다. 어민들이 (오염수 논란 때문에) 어로 작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해산물 식당 주인의 우려를 전하며 "정부와 도쿄전력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후쿠시마현 주민 일부는 도쿄전력을 상대로 다음 달 8일 방류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과학계에서도 방류 철회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태평양제도포럼(PIF)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자문을 맡은 페렝 달노키-베레스 박사는 방류 당일 새벽 닛케이아시아에 기고한 글에서 "아직 늦지 않았다"며 일본이 방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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