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통되는 독감 백신의 생산 방식은 크게 2가지다. △유정란 배양과 △세포배양 방식이다. 유정란 배양 방식은 계란에다가 독감 바이러스 숙주를 삽입해 배양한 뒤 백신을 만든다. 반면 세포배양 방식은 준비된 세포에 바이러스를 주입한 뒤, 이를 배양·증식해 약액으로 만든다.
김기현 SK바이오사이언스 MI(Market Information)실 팀장은 "유정란 배양 방식에서는 바이러스가 유정란에 적응해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인플루엔자 변이가 (백신에서) 대량 증식하면서 유행하는 실제 야생 바이러스와 차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차이가 발생하면 접종 후 나타나는 예방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며 "세포배양 백신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효과가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2018년 WHO(세계보건기구)가 실제로 유행하는 A형 H3N2 독감 바이러스와 백신 내부의 독감 바이러스를 비교해 조사한 결과 세포배양 백신은 91%, 유정란 배양 방식에서는 44% 일치율을 보였다.
또한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2017~2018년 독감 백신의 상대적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포배양 4가 독감 백신이 유정란 4가 백신보다 병원 방문 예방 효과가 11% 높았다. 영국의 JCVI(백신 접종 면역 공동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23~24절기 독감 백신 연령별 가이드'에서 2~64세 대상자에게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 백신 접종을 우선적으로 권고했다.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공장장은 "업계에서는 유정란 배양 백신을 '클래식'한 백신이라고 얘기한다"며 "세포배양 백신은 차세대 백신이라고 얘기한다. 다른 회사들도 세포배양 독감 백신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공장장은 "아마도 다른 백신 회사에서는 소량으로 세포배양 백신을 만들었겠지만 수율 때문에 상업화는 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한다"며 "세포배양 방식으로 상업화에 성공한 건 우리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 백신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