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단상 왼쪽 세번째) 제39대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3년도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전경련이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새로 출범하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흡수 통합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이에 한경연 회원사인 4대 그룹의 일부 계열사가 한경협 회원으로 지위가 승계되며 자연히 합류하게 됐다. 전경련 탈퇴에도 이들 그룹은 한경연 회원사로는 남아있었다.
전경련 복귀를 결정한 삼성 계열사 4곳 역시 △정경유착 발생 시 즉각 탈퇴 △한경협 회비 납부시 준감위의 사전 승인 필요 △한경협의 연간 활동내용을 준감위에 보고하는 등의 조건을 달았다.
LG그룹((주)LG, LG전자)도 전경련이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근절하고, 글로벌 싱크탱크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봤다. LG그룹은 "전경련이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전환이란 혁신안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은 회사 측에 제안해야 함을 전제했다"며 재가입 조건을 밝혔다. 아울러 △정치적 중립 유지를 위한 안전 장치 마련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경련에 제안했다. 이어 LG ESG위원회에서 해당 사안을 주기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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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전경련이 개별 기업이 파악하기 어려운 글로벌 경영정보 제공과 정책적 대응 방향 제시, 축적된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바탕으로 민간 경제외교 분야에서 구심적 역할을 수행해주길 기대한다"며 본래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SK㈜,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와 현대차(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그룹 역시 전경련의 정경유착 근절을 위한 구체적 사항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4대 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 단체로서 정부와의 의사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전경련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한경협 출범 때 (정경유착과 관련해) 결벽증 수준의 작은 티끌도 허용하지 않아야 정당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협 공식 명칭 사용은 다음달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 이후 가능하다. 이 때문에 4대 그룹이 법적으로 한경협의 회원이 되는 것 역시 정관개정에 대한 산업부의 승인 시점부터다.
전경련은 이날 한경협으로의 명칭 변경, 류진 회장 추대 등의 안건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