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서울 혜화경찰서
탄원인은 이번 사건을 두고 "분명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공포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발달장애로 인해 나타난 과잉행동"이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박씨는 17일 밤 9시25분쯤 길이 20㎝에 달하는 흉기를 들고 대학로 인근에서 괴성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서 영상을 보는데 밖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며 "홧김에 다 죽이려고 칼을 가지고 나갔다"고 진술했다.
홈리스행동이 지난 19일 공개한 박모씨(60대) 사진. /사진=SNS 갈무리
시민단체 '홈리스행동'은 당일 오전 10시40분쯤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받을 수 있도록 탄원서 연명을 부탁드린다"며 박씨의 사연을 전했다.
탄원서에 따르면 박씨는 2002년 길거리에서 노숙하다 이 단체를 만났다. 단체에 따르면 그는 부산 형제복지원에 강제 수감됐던 피해자다. 지난해 진실화해위원회로부터 국가폭력의 피해자임을 공식 인정받았다. 그곳에서 강제노동과 폭행 피해를 당하다가 겨우 탈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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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애등급제 폐지 이전 2급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중증 발달장애인이다. 상황이나 감정을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워해 도움 요청의 신호로 '괴성'을 지른다는 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단체는 "칼을 들고 나가 소리치는 행위는 분명 위협적인 장면"이라면서도 "현상에 대한 불완전한 해석에 따른 과잉행동이었을 뿐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고자 하는 의도적 행동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박씨는 누군가를 가해할 정도의 물리력도 갖고 있지 못하다"며 "몇 달 전까지 보행기에 의지해 이동한 만큼 신체 기능이 취약하다. 만약 그가 칼을 휘둘렀다면 바로 균형을 잃고 쓰러졌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씨 곁에는 홈리스 동료, 홈리스 야학 학생들, 홈리스행동과 반빈곤 단체 활동가들이 항상 있었고, 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그 이후로도 그러할 것"이라며 "박씨가 석방될 수 있도록 판사님의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홈리스행동이 주도한 탄원서 제출에는 장애, 인권, 반빈곤 단체와 개인 등 1015명이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