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시행 1년…빛 못 본 태양광株, 먹구름 걷히나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3.08.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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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수혜가 예상됐던 태양광 관련주는 기대감을 짓누르는 실적 부진에 시행 1년간 계속 내렸다. 다시 한 번 세제 관련 기대감이 들지만 주가의 본격 반등을 이끌 실적 개선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중국산 우회수출 무혐의, 한화솔루션 반사이익 기대
태양광 관련주들은 지난 17일 장 중 신저가를 기록했다.태양광 관련주들은 지난 17일 장 중 신저가를 기록했다.


22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화솔루션 (28,800원 ▼100 -0.35%)은 전 거래일 대비 850원(2.9%) 내린 3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26,150원 ▲150 +0.58%)은1.2% 하락했다.



전날 한화솔루션 주가가 강하게 상승한 것은 지난 18일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중국산 태양광 셀, 모듈 우회 기업 조사 결과에서 미국 상무부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다. 중국 제품을 동남아를 통해 우회 수출한 것으로 판명났을 경우 반덤핑 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었는데, 이를 피하면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우회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받지 않는 기업들은 이들 지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 받게 될 전망"이라며 "따라서 한화솔루션의 미국향 제품 수익성 개선 및 미국 내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한화솔루션의 수익성 개선 기대로 주가가 크게 오르자 함께 약세를 거듭하던 HD현대에너지솔루션 역시 강세를 보였다.

이들 태양광 관련주는 본래 IRA 시행에 따른 세제 혜택이 강하게 예상되던 종목들이다. 그러나 IRA 시행 1년째를 맞이한 현재 주가는 저점까지 내려왔다. 지난 17일 한화솔루션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장 중 각각 3만4250원, 3만90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세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밑도는 실적 부담이 지속된 영향이다.

연이은 실적 부진…증권가 "태양광 중장기 관점서 봐야"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 공장/사진제공=한화큐셀한화큐셀 미국 조지아 공장/사진제공=한화큐셀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난 3조3930억원, 영업이익은 28.7% 줄어든 194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컨센서스를 21.1% 밑돌았다.


주력 사업인 신재생에너지 부문 영업익이 예상치에 못 미친 영향이 컸다. 모듈 가격의 하락으로 마진이 축소되면서다. 신재생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1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했지만 증권가 전망치인 2000억원대를 밑돌았다. 여기에는 IRA 세액공제 279억원도 반영됐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역시 태양광 관련주로 IRA와 유럽 에너지 정책 수혜 기대감이 있었지만 실적 부담에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8% 감소한 1511억원, 영업익은 66.8% 줄어든 79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은 판가 하락으로 매출액이 줄고, 유럽은 중국산 모듈 공급과잉 지속으로 판가도 내리면서 외형과 이익 모두 줄었다.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컨센서스를 밑도는 분기 실적을 내고 있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은 판매단가가 하락했고 미국 주택용 태양광 수요가 감소하면서 관련 시장에서 강했던 업체들의 실적이 축소됐다"며 "하반기는 지난해 높았던 실적 영향으로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태양광 관련주의 중장기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평이 나온다. 이번 미 상무부의 조사 결과에 따른 관세 부과 대비로 태양광 모듈 재고의 재축적 수요도 예상되면서 판가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분명한 것은 미중 관계가 극적으로 돌아서지 않는 한 비중국산, 미국산 태양광 제품들의 경쟁력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2024년 이후의 중장기 경쟁력을 고려해 기대감을 다시 살려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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